홍콩매체 "최소 한 가지 주요 발표 예상"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오는 31일부터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에서 새로운 기후 대응 약속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전력난이 이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5일 보도했다.
신문은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이 COP26에서 환경과 관련해 최소 한 가지의 주요 발표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난달 시작돼 중국 절반 이상의 지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전력난이 중국의 경제 성장과 탈탄소화에 그림자를 드리운다"고 지적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고문 리숴(李碩)는 중국이 COP26에서 탈탄소에 관한 약속을 더 강화한다면 불편한 질문에 맞닥뜨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COP26에서) 누군가는 분명히 중국 북동부의 전력난을 꺼내 들면서 중국은 석탄 공급을 우선 해결해야한다고 말할 것"이라며 "중국이 기후에 관한 주요 결정을 하려고 할 때 전력난이 발생했다. 이는 확실히 상항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국의 탄소 배출량이 2030년까지 정점을 찍고 내려가 2060년에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중국은 탄소 배출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고, 지난 3월 공개한 14차 5개년 경제계획(14·5계획)을 통해서는 2025년까지 비화석 에너지 사용 비중을 현재의 15% 수준에서 20%로 크게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또 지난달에는 유엔 총회에서 화상으로 진행한 기조연설에서 "해외에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 발전소를 신규로 건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0년 만의 최악의 전력난에 직면한 중국은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석탄화력발전을 공격적으로 늘려야하는데, 이는 적어도 단기간에는 중국이 환경에 관한 목표를 희생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SCMP는 지적했다.
앞서 국제 자원개발 서비스 기업 우드 매켄지의 개빈 톰슨 부의장은 이달 초 소식지를 통해 "단기적 현실은 중국이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석탄 소비를 늘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도 다른 나라들처럼 석탄을 통해 당장의 전력 수요를 맞추는 것과 점점 더 야심 차지는 탈탄소 목표의 이행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우드 매켄지는 발전용 석탄의 공급난이 올겨울은 물론이고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SCMP는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일부 공장들은 전력난에 대응하기 위해 효율이 낮은 디젤 발전기를 가동하면서 탄소 배출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에너지 자문회사 란타우그룹의 데이비드 피시먼은 "아직은 현재의 전력난으로 중국이 2025년까지 석탄 사용 정점을 찍겠다는 목표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공식 발표나 설득력 있는 주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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