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란특사 "이란핵합의 복원협상 재개여부 결정적 국면"

입력 2021-10-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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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특사 "이란핵합의 복원협상 재개여부 결정적 국면"
간접협상 몇 달간 중단…미, 복원 실효성 소멸 우려
이란-EU 협상대표 27일 회동해 협상재개 여부 논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의 이란특사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이유가 점차 사라져 간다며 이란에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로버트 말리 미국 이란특사는 25일(현지시간) 기자들을 만나 "이란 핵합의를 되살릴 수 있을지 보려는 노력이 결정적 국면에 있다"며 "우리(미국)가 여러 달에 걸쳐 협상 공백기를 보냈고 이란이 공백기와 관련해 제시하는 공식 이유는 점점 타당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말리 특사는 이란이 협상을 계속 거부하면 복원협상 기회가 결국 무산되더라도 미국은 이란이 핵폭탄을 갖지 못하게 막을 다른 선택지를 저울질하며 외교에 관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란 핵합의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합의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이란 핵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핵무기 개발의 초기 작업인 우라늄 농축 등으로 합의를 일부 파기하고 그 수위를 점차 높여왔다.
이란은 그간 미국을 배제하고 프랑스, 영국, 독일, 러시아, 중국 등 나머지 당사국과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간접협상마저도 강경보수 성향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지난 6월 대선에서 승리한 뒤 중단됐다.

서방 관리들은 이란이 협상에 불참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더 많은 기술을 습득해 핵폭탄을 만들기로 결단했을 때 제조에 드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말리 특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진전하면 결국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노력의 의미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시체를 되살릴 수는 없다는"며 아직은 이란 핵합의 복원을 위한 노력이 불필요해진 시점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말리 특사는 복원협상 노력이 중단될 때 취할 조치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외교를 강조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 이란과의 간접협상이 중단된 뒤 다른 선택지를 점점 더 많이 거론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희박하지만 군사적 행동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단계로 해석했다.
이란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다른 당사국들을 통해 미국과의 간접 협상에 나서겠다고 줄곧 밝혀왔으나 협상 날짜는 잡히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핵합의 수석 협상자인 알리 바게리 카니 이란 외무부 정무차관은 27일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주요 6개국과 이란의 협상을 조율하는 엔리케 모라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 사무차장을 만날 예정이다.
피터 스타노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모든 당사국의 협상이 재개되도록 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을 위해 EU가 기울이는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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