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포토] 네덜란드에 대여 크림반도 '스키타이 유물' 어디로 가나

입력 2021-10-27 08:00  

[월드&포토] 네덜란드에 대여 크림반도 '스키타이 유물' 어디로 가나
네덜란드 항소심 법원, 자국 전시 크림 유물 "우크라로 반환하라"
고대 스키타이 유물 2천 점…크림 러시아 병합 전 반출돼 귀속 논쟁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크림으로 반환돼야 할까, 우크라이나로 돌아가야 할까?'
크림 공화국이 우크라이나의 일부였을 당시 네덜란드 박물관에 대여됐던 크림 박물관 소장 고대 스키타이 유물이 크림의 러시아 귀속 이후 어디로 반환돼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국제 소송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항소법원은 26일(현지시간) 지난 2013년 크림에서 반출됐던 스키타이 유물은 우크라이나 측에 반환돼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2016년 12월의 암스테르담 1심 법원 판결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항소심 판사는 "크림 박물관에 속했던 유물은 우크라이나 문화유산의 일부"라면서 "우크라이나 측에 반환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네덜란드를 포함한 서방은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항소심 판결에 대해 "오래 기다린 일로 정당한 것"이라고 환영했습니다.

반면 러시아 중앙정부의 통치를 받는 크림공화국 정부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세르게이 악쇼노프 공화국 수장은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부당하고 불법적인 판결"이라며, 유물 반환을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측도 네덜란드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암스테르담 대학 부속 고고학 박물관인 '알라르드 피르손' 박물관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8월까지 스키타이 유물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4곳의 크림 박물관과 키예프(우크라이나 수도) 박물관 등 5곳의 우크라이나 박물관들에서 대여받은 겁니다.

'크림: 금과 흑해의 비밀' 전시회에는 크림과 키예프 박물관이 소장한 금 장신구, 금 투구, 보석 등 2천 점의 스키타이 유물들이 출품됐습니다.
기원전 6세기~3세기에 걸쳐 러시아 남부와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 거주했던 이란계 스키타이족의 유물들로 값을 따질 수 없을 만큼 귀한 문화재들입니다.
문제는 이 유물들이 반출되던 시점에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 공화국이 2014년 3월 러시아로 병합되면서 전시를 마친 유물들이 어디로 반환돼야 하는지가 모호해졌다는 겁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크림 박물관들이 네덜란드 박물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일단 네덜란드의 1심과 항소심 법원이 잇따라 우크라이나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유물이 우크라이나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와 크림 측이 상고할 경우 최종 판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유물은 한동안 더 네덜란드 박물관에 남아있을 예정입니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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