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한국 핵무장 위험…역내 안보 위태롭게 할 가능성"

입력 2021-10-27 03:36  

미 전문가 "한국 핵무장 위험…역내 안보 위태롭게 할 가능성"
한국 핵무장 필요성 주장한 美 학자들 주장에 반박 기고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최근 미국에서 한국의 핵무장이 필요하다는 일부 학자들의 주장이 나온 가운데 비확산 분야 전문가가 이를 반박하는 기고문을 게재했다.
비확산 전문가인 토비 돌턴 미 카네기국제평화기금 핵정책프로그램 국장은 26일(현지시간) 동료 연구자 1명과 함께 내놓은 기고문에서 "한국의 핵무기 확보는 생산적이지 않고 위험하며 (한미) 동맹과 한국의 안보를 더 나쁘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달초 미 다트머스 대학의 제니퍼 린드 등 교수 2명이 워싱턴포스트(WP)에 한국의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공동 기고문을 게재했던 걸 거론하면서 "(한국의 핵무장에 따른) 핵확산은 경솔한 해법이고 한국의 핵무기는 역내 안보 상황을 더욱 위태롭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의 핵무장이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한국의 안보를 반드시 증진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이 핵무장을 할 경우 북한이 대응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는 건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국이 핵무기를 갖는다고 해서 중국이 한국에 대해 강압적 수단을 동원하지 않기는커녕 중국의 지역 내 열망에 직접적 도전이 된다고 판단하면 더욱 강압적인 경제·군사적 압박을 동원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2017년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로 중국이 보복에 나서는 등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한국에 분명한 위협을 제기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한국이 대중국 대응에 있어 미국에 적극 협력하고 있고 한국의 핵무장 없이도 양국의 이익에 맞게 중국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미국의 보호에 의존할 수 있는지 한국이 확신할 수 없다는 주장은 과도해 보인다면서 한미동맹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에 근거가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여럿이 주장하는 것처럼 심각하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방위비 인상을 노골적으로 압박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거치며 한미동맹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실재하게 됐지만 핵무장이라는 극단적 조치를 동원할 정도의 수준에 이른 것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한미가 북한과 중국의 위협 대응에 있어 핵무기의 역할을 확대하는 대신 발생 가능한 갖가지 충돌 시나리오에 대해 동맹을 더 견고하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동맹 강화를 위해 미국이 한국의 재래식 전력 및 전략 개발을 더욱 지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들의 기고문은 국가안보 사안에 대한 전문가들의 주장을 소개하는 매체 '워온더록스'(War on the rocks)에 실렸다.
앞서 린드 교수 등은 지난 7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강화로 한국이 미국에 안보를 의존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신뢰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 등을 들어 한국의 핵무장을 지지하는 기고문을 WP에 실었다.
미 정부는 한국의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최근 호주에 핵추진 잠수함 보유 지원을 결정하면서도 예외적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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