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선거에 정신 팔려 코로나 놓쳐…13만명 더 목숨 잃어"

"트럼프, 선거에 정신 팔려 코로나 놓쳐…13만명 더 목숨 잃어"
전 코로나19 대응 조정관 고백…"팬데믹 억제 위한 권고안도 무시"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미국 정부가 지난해 11월 대선 준비에 정신이 팔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에 총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백악관 관계자의 증언이 나왔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서 조정관을 맡았던 데버라 벅스는 지난 12일∼13일 하원 코로나19 특별소위원회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벅스 전 조정관은 "백악관이 선거 시즌 때 (코로나 대응에) 다소 안일해진 느낌이었다"며 팬데믹 억제를 위한 권고안도 무시했다고 말했다.
당시 권고안에는 젊은 층 대상 코로나 검사 적극 시행, 바이러스 치료 접근 확대, 장기요양시설 내 백신 보급 개선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벅스 전 조정관은 또 일부 관리들이 선거 운동에 적극 나서면서 백악관을 지키는 시간이 짧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이 총괄했던 백악관 코로나 대응팀은 선거 준비기간에는 간헐적으로만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세 현장에서 바이러스가 젊은 층은 피해간다고 말하는 등 코로나19 영향을 과소평가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벅스 전 조정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러스 억제에 최선을 다했느냐는 질문에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답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무엇을 해야 할지는 분명히 일러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임 행정부가 1차 유행 이후 보다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공공보건 메시지를 조정했으면 13만명 이상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발발 후 73만8천명 정도가 코로나 19에 감염돼 숨졌다. 사망자 중 약 40만명 이상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중에 나왔다.
다른 백악관 관료도 지난해 정치 싸움으로 인해 때때로 팬데믹 대응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고 인정한 바 있다.
과거 동일 소위원회에서 공개된 문서에 따르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스티븐 해트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시도가 겨울철 바이러스 대응을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코로나19 TF의 '얼굴' 격이었던 벅스 전 조정관은 지난해 12월 '내로남불' 논란에 휘말리며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에 대규모 가족모임 자제를 당부해놓고 정작 본인은 별장에서 3대가 모여 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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