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2050 탄소중립을 위한 합리적 에너지정책 방향 세미나'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조급하게 에너지정책을 추진하기보다는 원자력 등 기존 에너지원을 적절히 활용해 에너지전환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오후 2시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2050 탄소중립을 위한 합리적 에너지정책 방향'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우리나라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부족해 탄소 감축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데도 정부가 탈원전 기조를 유지하는 등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을 지낸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질서 있는 탄소중립 에너지전환'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에너지전환은 한 세기가 꼬박 걸리는 초장기 과제이므로 절대 조급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생에너지의 점진적 확대는 필요하지만, 원전의 계속 운전을 통해 적정 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며 "LNG 발전도 에너지전환의 가교로서 유연성 전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박 교수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석탄화력발전을 배제한 것과 관련해 "이보다는 CCUS(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이용) 기술과 결합해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동석 서울대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탄소중립 시대 전원믹스 구성 방안과 과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탄소 감축 방안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2050년까지 탈원전 정책을 유지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80%까지 높이면 전기요금은 지금보다 120% 인상된다"며 "계통연결, 에너지저장장치 설치, 송배전망 보강 등 누적 비용도 1천500조원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2050년까지 에너지전환을 위해 내년 정부 예산(604조원)의 2배가 넘는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는 의미다.
노 연구위원은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국들은 원전을 발전부문 탄소중립의 중요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원전을 배제한 탄소중립 논의는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에너지믹스 정책의 전면적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에너지 전문가들은 정부가 탄소중립 관련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엄밀하게 점검하고, 국민의 부담해야 할 비용도 정확히 추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정부의 탄소 감축 정책으로 철강 등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업종이 적대시되고, 희생을 강요당하는 경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는 이날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40%를 감축하고, 2050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내용을 담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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