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주현 기자 = 12월부터 최대 주주에게 부여된 전환사채(CB) 콜옵션 한도를 제한하는 등의 조치가 시행된다.
27일 금융위원회는 CB 시장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12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CB는 사전에 정해놓은 주식 전환가격보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평가 차익을 내고, 주가가 내릴 경우 확정 금리만 받는 채권을 말한다.
상장사들의 CB 발행 규모는 지난해 7조8천억원, 올해 상반기까지 5조3천억원에 달하는 등 계속 증가해왔다.
그러나 CB 발행 시 주식전환과 관련한 각종 조건이 부여되면서 기존 주주의 주식가지 희석화 등 문제가 지적됐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금융위는 먼저 콜옵션부 전환사채 발행 시 콜옵션 행사한도를 제한하기로 했다.
콜옵션은 만기일에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특정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상장사는 CB를 발행할 때 최대 주주 등에게 부여하는 콜옵션 한도를 '발행 당시 지분율 이내'로 제한해야 하며, 콜옵션 행사자와 전환 가능 주식 수 등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특정 투자자를 대상으로 발행하는 사모 CB의 경우 주가 상승 시 전환가액 상향조정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전환가액은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때의 전환비율을 의미하며, 발행 당시 주가 등을 토대로 산정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주가 하락에 따른 하향 조정의 경우에 대한 규정만 있었으나, 상향 조정에 대한 규정도 명확히 한 것이다.
상향 조정 범위도 최초 전환가액 한도 이내(최초 전환가액의 70∼100%)로 규정했다.
다만 규제 강화로 일부 벤처기업 등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의견을 고려해 공모발행 시에는 개정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제도 개선으로 CB가 최대 주주의 편법적 지분 확대에 이용되거나 각종 불공정거래행위에 악용되는 사례가 억제되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보호는 더욱 강화되는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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