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류 폐사·선박 고장 속출…원전 가동에도 영향 가능성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지난 8월 태평양 필리핀해 해저화산의 분화로 생긴 다량의 경석(輕石)이 해류를 타고 일본 열도 쪽으로 떠밀려와 일본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경석은 화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갑자기 식으면서 생긴 구멍 많은 돌이다.
부서지기 쉬운 이 돌은 바닷물에 실려 장기간 표류하는 동안 크기가 수㎝로 줄면서 육지에 닿거나 결국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다.
28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13일 필리핀해에 위치한 일본령 오가사와라(小笠原)제도 부근의 해저화산 후쿠토쿠오카노바(福?岡ノ場)에서 대규모 분화가 발생했다.
1945년 이후 일본의 육·해상을 통틀어 최대 규모의 분화로 분석된 이 해저화산 폭발로 해저 화구에서 수면을 뚫고 나온 연기가 성층권인 16~19㎞까지 피어올랐다.
경석과 화산재 등의 분출물은 최소 1억㎥ 이상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 경석은 해류를 타고 두 달 만에 약 1천300㎞ 떨어진 서쪽의 오키나와 본섬과 가고시마(鹿兒島)현 낙도 지역에 대량으로 밀려들고 있다.
이로 인해 경석 부스러기를 삼킨 물고기가 폐사하고 선박 엔진이 고장을 일으키는 등의 피해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해상보안청은 일본 열도를 따라 태평양을 흐르는 난류인 '구로시오'(黑潮)와 함께 혼슈(本州) 해안까지 경석이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며 근해를 운항하는 선박 등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대량의 경석이 태평양 연안의 원자력발전소 냉각수 취수 설비 가동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원자력규제위는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후쿠토쿠오카노바 해저화산 분화가 일본에서 100년에 한 번 발생할 수준의 대규모 분화였다며 태평양 연안에 원전을 둔 운영업체를 상대로 철저히 대비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후케타 도요시(更田豊志) 원자력규제위원장은 새롭게 강화된 안전 기준에 맞춰 재가동을 시작한 원전의 경우 냉각수 취수 설비가 완전히 정지하더라도 노심 손상 같은 사고로 발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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