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명 군·경 합동 경비병력 투입…정상회의장 반경 10㎞ 통제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 당국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막을 앞두고 철통 경비에 들어갔습니다.
경비당국은 27일(현지시간)부터 정상회의장으로 쓰일 남부 외곽 에우르(EUR)의 '라누볼라 컨벤션센터' 주변 일부 도로를 통제했고, 오가는 차량의 검문·검색도 강화했습니다.
컨벤션센터 앞에는 무장한 특수 경찰 및 군 병력이 폭발물 탐지견을 데리고 삼엄한 경비를 펴고 있고, 헬기를 이용한 공중 순찰도 진행 중입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컨벤션센터 인근 건물에는 저격수도 배치됐습니다. 로마 도심도 긴장감이 감돕니다.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과 트레비 분수 등 인파로 붐비는 주요 지역에는 화기를 소지한 무장 경찰이 수시로 순찰을 돌고 있습니다.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30∼31일에는 행사장으로부터 반경 10㎞ 지역이 이른바 '레드존'으로 지정돼 사람 또는 차량 출입이 엄격히 통제됩니다.
30일 오후 1시부터 정상회의가 종료될 때까지는 에우르 지역의 지하철 정차도 금지됩니다.
로마 전체가 비행 금지 구역으로 지정돼 당국의 허가 없이는 항공기도 띄우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로마 도심에 있는 총리·대통령 관저, 정부 기관 및 대사관, 정상들이 머무는 호텔 등 요지에는 특수 경비 병력이 상주하며 경비 활동을 하게 됩니다.
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은 정상회의 기간 배치될 군·경 합동 경비병력 규모가 6천 명 안팎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경비 당국은 특히 '그린 패스'(면역증명서) 반대 시위대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정상회의 첫날인 30일에도 로마 시내에서 두 건의 관련 집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당국은 지난 10일 평화롭게 진행되던 집회가 '네오파시즘' 성향의 극우 정치단체 주도로 과격·폭력 시위로 변질하며 수십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상황을 경험한 터라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2001년 7월 북서부 항구도시 제노바에서 개최된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 당시에도 경찰이 10만 명이 넘는 대규모 반세계화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1명이 숨지고 500여 명이 부상한 바 있습니다.
사망자는 시위 도중 경찰의 발포로 숨진 것으로 드러나 과격·폭력 진압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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