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에 이메일도 보내지만 응대 안해"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마크 램버트 미국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는 28일(현지시간) 한국전 종전선언 문제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다각도로 깊이 있게 실무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석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 부의장은 이날 면담한 램버트 부차관보가 이같이 말했다고 특파원 간담회에서 밝혔다.
램버트 부차관보의 면담 발언만으로는 종전선언을 바라보는 미국의 뚜렷한 입장을 파악할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 26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종전선언 관련 질문에 "우리는 각각의 조치를 위한 정확한 순서, 시기, 조건에 관해 다소 다른 관점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 답변에 뒤이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설리번 보좌관의 답변은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방법론적 측면에서 종전선언을 적극 활용하자는 한국 정부와 시각차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램버트 부차관보의 발언은 미국이 종전선언과 관련한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미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근 미국 정부는 한국 정부와 종전선언에 들어갈 문구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면서도 자체 법률가들을 대거 동원해 종전선언이 비핵화 대화는 물론 주한미군의 지위 등에 미칠 영향을 분석 중인 것이라는 전언도 있었다.
이 수석부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은 최근에도 북한에 대화하자면서 이메일도 보내고 얘기를 하지만 북한이 응대를 안 하지 않느냐"며 현재로선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2018년 사례처럼 한국과 대화를 시작해 미국과 대화를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연내에 남북정상회담을 먼저 개최하고 이후 종전선언과 북미회담 재개로 연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여준다면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하다면서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잠정 연기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시카고,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등 5곳의 민주평통 지역협의회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미했다. 이날 워싱턴DC 출범식을 끝낸 뒤 29일 귀국한다.
그는 브래드 셔먼, 앤디 김 등 하원 의원 7명과 면담도 진행했다.
그는 방미 기간 종전선언이 북한 비핵화의 입구가 될 수 있다면서 종전선언을 해도 동북아에서 중국, 러시아에 대항해 미국의 군사력 균형을 위한 주한미군 주둔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북한이 미국에 대한 불신이 커 중국과 밀착하고 있다면서 북한에 당근도 주면서 실질적 비핵화 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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