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항사에 운수권 배분 안돼…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워"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기자 = 대한항공[003490] 조종사 노조는 29일 성명을 내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검토를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공정거래위원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양사 인수 합병이 경쟁 제한성이 있어 일정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면서 "두 항공사가 보유 중인 운수권과 슬롯(항공기를 띄울 수 있는 횟수)을 타 항공사에 넘겨주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운수권은 국가의 자원이지만 하늘에서 저절로 툭 떨어지는 사과가 아니다"며 "항공사가 오랜 기간 노선 운항 안전 요소, 수익성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획득한 무형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운수권을 타 항공사, 특히 외항사에 배분한다는 것은 항공 주권을 외국에 넘기는 것"이라며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독과점이 곧 운임 인상'이라는 일반적 인식에 따라 합병으로 인해 운임이 인상될 것이라고 단정하고 있다"며 "항공시장은 완전 자유경쟁 체제이므로 한 항공사가 시장경제원리를 무시한 채 독점적으로 운임을 인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또 "항공사는 다양한 노선에서 고객과 화물을 운송해 수입을 내야 하는데 공정위가 운수권을 제한한다면 이는 수입원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라며 "국제항공 경쟁력을 높이려는 합병의 근본 목적과는 정반대"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공정위가 항공산업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결여된 상태에서 운수권 관련 법령을 위반한 초법적인 조건부 심사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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