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주에서 사형 집행 방법 은폐" 비판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오클라호마주에서 사형수가 처형 도중 경련과 구토를 일으키는 일이 일어나 사형 집행 실패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이미 과거 몇 차례 비슷한 문제로 논란이 일자 주 정부가 처형을 유예하고 사형 집행 방식과 절차를 전면 검토하겠다고 한 지 6년 만에 집행된 사형에서 또 다시 잡음이 발생해 인권단체를 중심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다.
29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존 그랜트(60)는 1998년 강도 혐의로 복역하던 도중 교도소 직원을 살해해 사형수로 복역해오다가 전날 오클라호마주 매칼리스터 주립교도소에서 사형이 집행됐다.
그러나 그랜트는 치사 약물을 투여받은 뒤 사망선고까지 여러 차례 경련과 구토를 일으키며 힘들어 했다.
교정국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형을 집행했다고 발표했으나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은 이에 반박하는 증언을 내놓으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폭스25 앵커 댄 스나이더는 "그랜트는 첫 번째 약물이 주입되자마자 경련을 일으키기 시작했다"며 "등 윗부분 전체가 여러 번 들썩일 정도로 경련이 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스나이더 앵커는 "그는 이후 경련을 계속하는 와중에 구토하기 시작했다"며 "의료진이 토사물을 치우기 위해 여러 차례 사형실에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이후 그랜트가 신체를 마비시키는 약물과 심장 정지제를 투여받은 뒤 의식불명 판정을 받기까지는 15분이 걸렸다.
오클라호마주의 사형 집행 실패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해당 주는 과거 처형 절차와 방법과 관련해 여러 번 문제를 지적받자 6년간 사형집행을 유예하며 처형 절차와 방법에 대한 전면 검토에 착수한 바 있다.
2014년 한 사형수가 약물이 전달되는 정맥주사를 잘못 맞아 사망선고까지 43분간 고통으로 신음하고 몸부림 친 사건이 발단이었다. 이듬해에는 사형수에게 잘못된 약물을 투여해 또 한 번 비판을 받았다.
이후 주지사가 나서 사형 집행을 일시 유예하고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2015년 사형이 유예된 이후 재개된 첫 사형 집행이 다시 논란이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 리프리브 공동이사인 마야 포아는 주 정부가 비밀리에 잘못된 집행 방법으로 되돌아가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8년 오클라호마주 정부는 절차의 투명성 부족과 비인간적인 처형이라는 이유를 들어 치사 약물 주사 사용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지난 8월 돌연 입장을 바꿨다. 기존 방법을 재개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이유나 집행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로버트 던햄 미국 사형정보센터 이사는 그랜트의 경련, 구토 같은 상황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상당수 주에서 사형 집행 방법을 은폐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내년 3월까지 사형 집행 6건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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