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1천340개 상장사의 2019년·올해 상반기 임금 비교분석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수혜와 타격을 입은 업종이 극명히 갈리면서 업종별 임금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네이버, 카카오[035720] 등 인터넷 기업의 직원들은 한 달 임금이 100만원 이상 늘며 승승장구한 반면 여행사나 항공사 직원들은 100만원 이상 줄며 코로나19 직격탄을 그대로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이후 상장사 업종별 임금 양극화 분석' 보고서를 31일 공개했다.
한경연은 비금융업 코스피·코스닥 상장기업 중 종업원 수가 100명 이상인 1천340개 사를 업종별로 나눈 뒤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상반기와 확산 후인 올해 상반기의 직원 1인당 평균 임금을 비교·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6개월치 임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업종은 자료처리, 호스팅, 포털 및 기타 인터넷 정보 매개 서비스업종이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지니뮤직[043610] 등이 이 업계를 대표하는 상장사들이다.
이 업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2019년 상반기 평균 2천883만원을 받았지만 2년이 지난 올해 상반기에는 3천794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6개월간 받은 급여가 2년 새 911만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월 단위로 환산하면 예년보다 152만원 가량을 더 받은 셈이다.
이어 상품 중개업(827만원), 텔레비전 방송업(410만원), 자연과학 및 공학 연구개발업(407만원), 의료용품 및 의학 관련 제품 제조업(407만원) 순으로 임금이 늘었다.
최근 해상운임 급등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된 해운업종도 같은 기간 임금이 228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임금이 감소한 업종들도 있었다.
여행사 및 기타 여행 보조 서비스업이 대표적으로, 이 업종 직원들은 2019년 상반기 평균 2천8만원 정도를 받았으나 2년 후인 올해 상반기에는 절반 수준인 1천234만원에 그쳤다.
6개월치 임금이 774만원 줄어든 것으로, 2년 전과 비교해 한 달 급여가 129만원이나 감소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여행업과 함께 극심한 침체를 겪은 항공 여객 운송업도 2년 새 6개월치 급여가 763만원 줄었다. 경영 컨설팅 서비스업과 사진장비 및 광학기기 제조업도 같은 기간 각각 309만원, 297만원 줄며 그 뒤를 이었다.
한경연은 대표적 고임금 업종으로 알려졌던 자동차와 반도체 제조업도 코로나19 타격으로 직원 급여가 감소했다고 전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 쌍용차[003620] 등이 속한 자동차용 엔진 및 자동차 제조업의 6개월치 임금은 같은 기간 162만원 줄었다. 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기업들도 소폭이지만 52만원의 임금 감소 폭을 나타냈다.
한경연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업종별 임금 양극화가 심화하는 추세라며 타격을 받은 기업이 회복할 수 있을 때까지 고용유지지원금 등의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용춘 한경연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여행과 항공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춰도 정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용유지지원금의 지원 기간 연장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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