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리 "터키 돌발행동, 양국 동맹에 도움안 돼"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터키와 미국 등 서방국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만날 예정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3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바이든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31일 오전 양자회담을 갖는다.
G20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이번 회담은 최근 터키에서 있었던 서방국과의 외교 갈등과 터키의 무기 시스템, 시리아와 리비아 문제 등이 다뤄질 예정이라고 익명의 미 고위 관리는 전했다.
지난 18일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 터키 주재 10개국 대사들이 수감 중인 터키 반정부 인사 오스만 카빌라의 석방을 요구하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들 대사가 터키 내정에 간섭했다며 추방을 지시했다.
대사들이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41조를 준수한다는 것을 밝힌다"는 성명을 내자 에르도안 대통령도 방 지시를 철회하면서 갈등은 봉합 양상으로 갔지만, 앙금은 남아있다.
외교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41조 1항은 외교관이 부임한 국가의 내정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관리는 이에 "만약 대사 퇴출이 그대로 진행됐다면 이번 회담이 열렸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이 같은 위험을 피할 방법을 찾고 앞으로 나갈 필요가 있으며 돌발행동은 미국과 터키의 파트너십과 동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터키는 또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 도입과 F-35 전투기 도입을 놓고 갈등을 겪었다.
2019년 터키는 미국의 반대에도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도입했다. S-400은 F-35처럼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를 포착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당초 터키는 F-35 전투기 100대를 구매할 계획이었다.
그러자, 미국은 나토 동맹국인 터키가 S-400 도입시 연동된 네트워크를 통해 나토의 군사정보가 러시아에 유출될 수 있다며 차세대 전투기 사업인 F-35 국제 개발 프로그램에서 터키를 제외했다.
이에 두 나라 간 갈등이 불거졌지만 최근 터키가 기존 F-16 전투기 개량 및 추가 구매를 추진하면서 다소 봉합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30일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여러 번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두 사람은 G20 정상회담 기념촬영 중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였고, 정상회담 개회식을 앞두고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등과 함께 모여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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