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삼성그룹의 지주사격인 삼성물산[028260]이 올해 다시 영업이익 1조원대를 달성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원자재 가격 상승 덕에 상사 부문이 실적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패션과 리조트 부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차츰 벗어나며 실적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8천688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6천7억원을 초과했다.
이러한 실적 추세는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던 2018년과 비슷한 모양새다.
삼성물산은 2018년 1~3분기 8천61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그해 연간 1조1천3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으나 2019~2020년 다시 8천억원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올해 분기당 2천89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영업이익 1조원 재달성은 물론 1천100억원대 이상도 기대된다.
최근의 실적 추이를 반영하듯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가 집계한 증권사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도 1조2천334억원이다. 매출 전망치는 2018년(31조1천556억원)보다 1조8천억원 이상 많은 33조377억원에 달한다.
컨센서스에 부합하는 실적이 나올 경우 사상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다시 쓰는 셈이다.
영업이익 1조원 달성 전망이 나오는 배경은 호실적이다.
삼성물산의 최근 실적을 들여다보면 상사를 필두로 건설, 레저, 패션 등 전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 추이가 뚜렷하다.
사업 비중이 가장 큰 상사 부문은 글로벌 상품 가격상승이 영업이익 증대로 이어졌다.
더욱이 탄소배출 감축 정책으로 과잉 생산이 어려워질 전망이어서 상품 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패션은 MZ 세대(20~30대)의 명품 소비 증가가 제품 포트폴리오와 맞아떨어지며 전통적인 비수기인 3분기에도 흑자 전환됐다.
리조트 부문도 수요 회복과 골프 사업 호조로 영업이익이 6.7% 증가했으며 '위드(with) 코로나' 영향으로 내년에는 완전 정상화가 점쳐진다.
다만 건설 부문이 3분기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이 우려 요인으로 손꼽힌다.
건설 부문이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6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강릉 안인 화력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공정상의 애로 등으로 약 2천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증권사들은 그러나 건설 부문에서 발생한 비용이 일회성 성격이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함께 국내외 건설 발주가 재개될 전망이라는 점에서 1조원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물산이 최대 주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빠른 실적 개선 속도도 이런 우려를 상쇄한다는 평가다.
교보증권[030610]의 백광제 연구원은 지난달 28일 보고서에서 "올해 실적은 건설 부문 부진에도 불구하고 상사와 바이오의 높은 이익 개선과 패션, 리조트 등 사업 전반의 대규모 실적 개선에 힘입어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전망"이라며 영업이익 전망치로 1조3천억원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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