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사례와 비슷하고 매우 복잡하고 치료하기 어려운 방식"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군 당국이 전국적인 '주유소 마비' 사태를 일으킨 사이버공격의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31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골람레자 잘랄리 수비방어사령부 사령관은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번 주유소 전산망 공격은 과거 사이버공격과 패턴이 비슷하며 분명히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잘랄리 사령관은 이번 사이버공격이 지난 5·7월 잇따라 발생한 항만·철도 전산망 피습 사례와 비슷하다면서 "매우 복잡하고 치료하기 어려운 방식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국은 정밀한 조사와 기술력으로 전산망을 빠르게 복구했으며 이번 공격과 관련해 우리는 패배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6일 이란 석유부 전산망이 사이버공격을 받아 이란 전역의 주유소가 운영을 멈춰 큰 혼란을 불렀다.
주유소 전산 마비는 보조금 수급용 카드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부는 전산망 피습 이틀 만에 복구를 대부분 마쳤으며, 전국 4천300개 주유소 중 3천300여개가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이번 사이버 공격의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유소 마비 사태는 2019년 테헤란 등 이란 전역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날을 2주가량 앞둔 상황에서 벌어졌다.
이란의 국가기관이 사이버 공격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달 전 테헤란 에빈 교도소(구치소 겸용)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이 사이버 공격에 의해 유출됐다.
SNS를 통해 퍼진 영상에는 야윈 수감자가 의식을 잃은 채로 교도관에 의해 끌려가는 모습, 수감자들이 폭행당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
지난 7월 철도망 시스템이 사이버 공격을 당해 하루 동안 철도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테헤란 인근 원자력청 건물이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을 받았고, 지난 4월에는 나탄즈 핵시설이 사이버 공격으로 전력망이 파손됐다.
이란 정보 당국은 잇단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들을 지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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