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안정적 상황관리 공감"…美 회담발표 자료에 종전선언 언급없어
(서울·워싱턴=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이상헌 특파원 = 한미 외교장관이 이탈리아 로마에서 만나 종전선언을 포함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조기 재가동 방안에 대해 진지한 협의를 했다고 외교부가 31일 밝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문한 로마에서 현지시간 이날 오전 11시 30분께부터 30여 분 간 회담을 했다.
양 장관은 한미관계와 한반도 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양측은 안정적인 한반도 상황 관리의 중요성에 공감했으며, 종전선언 추진 문제에 대해서도 한미 간에 긴밀한 조율이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 국무부가 한미 외교장관회담 이후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양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공동의 전념을 강조했다"는 표현만 담겼을 뿐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계기로서 종전선언의 유용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지만, 추진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미국은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종전선언이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 중인 미국은 선언의 시기와 순서, 조건 등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다소 온도 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는 또 두 장관이 이날 회담에서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및 그를 넘어선 평화와 안보, 번영의 핵심축인 철통같은 한미 동맹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한편 두 장관은 한미동맹이 동북아와 인도·태평양 역내 협력을 넘어 공급망, 코로나19 대응 등 범세계적 현안 해결을 위한 '포괄적 글로벌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평가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국무부도 "두 장관은 기후 위기와 대유행 등 21세기 세계적인 과제를 해결하고자 우리의 포괄적인 파트너십의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양국은 지난 5월 워싱턴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글로벌 이슈에 대응하는 포괄적 파트너십으로 사실상 확장한 바 있다.
양 장관은 양국이 다양한 계기에 각급에서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것을 평가하고, 앞으로도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한미는 최근 외교장관을 비롯해 안보실장, 북핵 수석대표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활발한 접촉을 이어가며 한반도 대화 프로세스 재개 방안과 양자 현안 등을 협의해오고 있다.
정 장관과 블링컨 장관이 대면 회담한 것은 이달 5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참석차 방문한 프랑스 파리에서 약식으로 회담한 뒤 약 한 달 만이다.
지난 9월 유엔총회 계기 뉴욕에서 열린 회담까지 더하면 약 40일 사이 세 번째 대면 회담이기도 하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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