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공명당 '절대 안정 다수' 획득…유신회 제3당 부상
기시다 정치적 입지 강화…'새로운 자본주의' 탄력받을 듯
개헌세력 3분의 2 이상 유지…견해차로 논의 급물살은 난망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31일 실시된 중의원 총선거에서 단독 과반을 확보했다고 NHK와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4일 취임한 기시다 총리로서는 첫 시험대를 통과하며 국정 운영에 힘을 받게 됐다.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 기시다 내각까지 9년 가까이 이어진 '자민당 1강' 정치 체제는 조금 약화했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드러냈다.
2017년 10월 이후 4년 만에 실시되는 이번 총선에선 지역구(소선거구) 289석, 전국 11개 블록 정당별 비례대표 176석 등 중의원 465석을 새로 뽑는다.
NHK가 총선 개표 상황과 출구 조사, 판세 취재 등을 근거로 정당별 확보 의석을 중간 집계한 결과, 자민당은 1일 0시 13분 현재 과반인 233석(소선거구 171석·비례대표 62석)을 확보했다. 이는 당선 확정과 당선 확실을 합한 수치다.
같은 시간 연정 파트너인 공명당이 확보한 27석과 합하면 자민·공명당은 260석을 확보해 '절대 안정 다수'(261석 이상) 달성이 확실시된다.
교도통신은 자체 분석 결과 자민당과 공명당이 이미 절대 안정 다수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절대 안정 다수는 모든 상임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를 독점하고 각 상임위 위원의 과반을 확보해 법안을 원활히 처리할 수 있게 되는 의석수다.
미확정 의석수(61석)를 고려하면 자민당의 의석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도 자민당이 단독 과반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해산 전 자민당은 276석(59.4%, 지역구 210석·비례대표 66석), 공명당은 29석(지역구 8석·비례대표 21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었다. 연립 여당이 65.6%(305석)를 점하고 있었다.
자민·공명 연립 여당 의석이 줄어들지만 이번 총선의 승패 기준으로 평가된 자민당의 단독 과반 확보와 연립 여당의 절대 안정 다수 확보가 모두 이뤄졌다.
이에 따라 자민당의 '선거의 얼굴'로 나선 기시다 총리의 정치적 입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간판 정책으로 내건 '새로운 자본주의'도 추진에 탄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자본주의의 핵심은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이다. 대담한 금융완화 정책, 기동적인 재정정책, 성장 전략 등 아베노믹스의 3대 축을 유지하되 양극화 심화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과거 3차례 총선과 달리 자민당이 단독으로 절대 안정 다수 의석을 확보하기는 어려워 당내 강경파가 추진하는 안보 강화 정책은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아베 전 총리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 자민당 내 강경파는 총선 공약으로 방위비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증액과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공명당은 자민당 강경파의 안보 강화 정책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110석)은 0시 13분 현재 82석을 확보했다. 야권 5개 정당이 처음으로 '후보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정권 교체에까지 이르진 못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지역구 약 40%가 연립 여당과 야권 단일화 후보가 맞대결하는 접전지로 분류했지만 자민당 후보들이 접전지에서 선전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시간 우익 성향의 야당인 일본유신회(11석)가 이미 종전보다 3배 이상인 34석을 확보했다. 자민당과 입헌민주당에 이어 제3당으로 부상하며 약진했다.
자민·공명당과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 이른바 '헌법 개정 세력'의 전체 의석은 개헌안 발의 가능 의석인 3분의 2(310석)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명당은 개헌 논의에 소극적이고 일본유신회는 교육 무상화와 헌법재판소 설치 등을 개헌안으로 제시하고 있어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 조항을 추가하려는 자민당과 온도 차가 있다.
따라서 이번 총선 이후 개헌 논의가 급물살을 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9일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번 총선에는 총 1천51명의 후보가 나섰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과 격차 해소를 중심으로 한 경제 정책 등이 핵심 쟁점이었다.
이번 총선의 투표율은 55.79%(추정치)로 4년 전인 2017년 10월에 실시된 직전 총선(53.68%) 대비 2%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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