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이 포르투갈보다 먼저 아조레스제도 밟았다"

입력 2021-11-01 15:30  

"바이킹이 포르투갈보다 먼저 아조레스제도 밟았다"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포르투갈이 1427년 대서양의 아조레스 제도에 도달하기 수 백 년 전 이미 바이킹들이 먼저 이곳에 정착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킹을 흔히 북극의 동토와 결부짓는 경향에 비춰보면 이들이 온화한 기후의 아조레스 제도에 먼저 왔다는 것은 다소 의아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아조레스 군도 호수 퇴적물을 분석한 국제 연구진은 이는 분명한 근거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곳 퇴적물 속에는 소나 양의 분변에서 발견되는 다량의 유기화합물과 숯이 많이 함유돼 있고 자연 상태의 식물에서 나오는 꽃가루는 소량이었다.
이런 조합은 초기 정착민들이 나무를 태워 화전을 일구고 이곳에서 가금류를 키웠음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그러나 진짜 놀라운 사실은 이 침전물의 연대가 포르투갈인들이 이곳에 첫발을 딛기 몇 세기 전인 700년∼850년 사이로 측정됐다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생태학자인 페드루 라포세이루 아조레스대 교수가 이끈 연구진은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싣고 "우리 연구는 포르투갈인들에 앞서 아조레스에 정착한 이들이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700∼800년 경에는 북구의 풍향과 기후 조건에서는 남유럽인들보다 고위도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아조레스 군도에 더 쉽게 도달할 수 있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곳에 먼저 정착한 북구인들은 노르웨이 바이킹이 거의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코넬대 진화생물학자인 제레미 시얼 교수는 쥐의 유전자 연구를 통해 바이킹족의 흔적이 아조레스 군도에 실제로 남아 있다고 주장, 라포세이루 교수팀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했다.
시얼 교수는 지난주 옵서버와의 인터뷰에서 "쥐는 세계를 항해하는 배를 따라 온 세계로 퍼졌다. 사람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쥐가 있었다"면서 "특정 지역의 쥐가 어디서 왔는지를 밝혀내면 이곳에 온 사람들의 출신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시얼 교수는 흔히 집에서 볼 수 있는 생쥐들이 서식지에 따라 서로 다른 유전적 특성을 지닌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암컷의 X염색체를 통해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를 분석하면 유럽 각지에 퍼져 있는 쥐들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영국제도에서는 각각 스코틀랜드 북부와 서부, 북동부에 있는 오크니 제도와 헤브리디스 제도, 케이스네스 및 아일랜드 일부 지역에 사는 쥐의 특성이 발견된다.
시얼 교수는 "모두 바이킹의 활동무대였던 이들 지역의 쥐들은 노르웨이 쥐와 똑같은 유전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식으로 바이킹 쥐의 특성을 다른 지역의 쥐들에서 발견해 온 시얼 교수는 몇 년 전에는 포르투갈이 차지했던 아조레스 군도와 북아프리카의 마데이라섬에 사는 쥐에서도 바이킹 쥐의 특성을 찾는 데 성공했다.
반면, 이 두 지역에 서식하는 쥐에게서는 이들 지역에 먼저 발을 들였을 것으로 추정되어 온 포르투갈 쥐의 유전적 특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kjw@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