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노 탐사선으로 목성 구름내부 3D 파악, "뚜꺼운 팬케이크" 형상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를 완전히 품고도 남을 만큼 넓은 목성 표면의 적갈색 소용돌이인 '대적반'(great red spot)이 구름 아래로 예상보다 훨씬 더 깊이 뻗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외신 등에 따르면 목성 탐사선 '주노'(Juno)가 마이크로파 복사계와 중력장 측정 장비 등을 이용해 관측한 결과, 대적반이 구름 표면에서 약 350∼500㎞ 밑까지 형성돼 두꺼운 팬케이크와 같은 형상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주노가 2019년에 두 차례에 걸쳐 대적반 위를 비행하며 측정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지난 2016년 7월 목성 궤도에 들어선 주노는 최근 목성 구름 내부구조를 파악하는 1차 임무를 마쳤으며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를 비롯한 여러 학술지에 관련 논문들이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의 주노 미션 책임연구원이자 대적반 관련 논문의 제1 저자인 스콧 볼턴 박사는 "개별 자료들을 취합해 목성의 아름답지만 거친 대기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처음으로 3차원(3D)으로 이해해 가고 있다"고 했다.
주노는 임무가 2025년 9월까지 연장됐으며 가니메데와 유로파를 비롯한 목성의 위성을 집중적으로 탐사하게 된다.
연구팀은 강력한 폭풍 지역으로 알려진 대적반이 구름 표면에 상대적으로 얇게 형성돼 있는 것이 아니라 물이 응결해 구름을 형성하는 곳을 넘어 햇빛이 닿지 않는 아래에까지 펼쳐져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대 500㎞에 달하는 대적반의 깊이는 지구로 따지면 지구 상공의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덮고도 남는 것이다. 하지만 너비가 약 1만6천㎞에 달하다 보니 두꺼운 팬케이크 형상에 비유됐다.
목성은 지구가 1천 개 이상 들어갈 수 있는 태양계 최대 행성으로 수소와 헬륨 가스로 채워져 있으며, 어두운 줄무늬(띠)와 밝은 줄무늬(대)가 교차하는 특이한 색을 띠고 있다.
대적반은 남반구 중위도 지역에 붉은색의 거대한 원을 형성한 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다. 모양이 계속 변하며, 약 150년 전 관측이 시작된 이래 줄곧 줄어들고 있다. 지난 1979년 지구 지름의 두 배에 달했으나 현재는 3분의 1가량이 줄어든 상태다.
이 때문에 일부 과학자는 대적반이 수십 년 내에 사라질 수도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볼턴 박사는 "과학적 견지에서 대적반이 어떻게 오랫동안 크게 유지하는지는 수수께끼"라면서 대적반 바닥 하한선이 없을 수도 있어 "크기가 점점 작아지면서 아래로 계속 내려갈 수도 있다"고 했다.
대적반을 둘러싸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흐르면서 소용돌이를 형성하는 띠와 대는 구름 아래로 약 3천㎞까지 뻗어있는 것으로 분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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