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신해 고개숙인 바이든…"기후협약 탈퇴로 난관"

입력 2021-11-02 01:58   수정 2021-11-02 02:00

트럼프 대신해 고개숙인 바이든…"기후협약 탈퇴로 난관"
국제사회서 공개 사과…"기후변화, 망설일 시간 없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에 대해 후임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국제사회에서 고개를 숙였다.
로이터통신 등은 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연설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2017년 파리협약에서 탈퇴한 데 대해 사과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이 전임자의 결정이나 정책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내가 사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전임 행정부가 파리협약에서 탈퇴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파리협약 탈퇴로 우리들은 난관에 처했다"며 미국의 탈퇴가 국제사회의 대응을 늦췄다고 인정했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인 2016년 파리협약을 비준했다.
파리협약은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하고, 모든 국가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넷 제로'(Net Zero) 달성을 위해 자체적으로 실천하자는 협약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은 국제사회가 도덕적, 경제적으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 최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에너지원 다변화 필요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0억t 줄일 것이라면서 미국은 기후변화 대응에서 논의 테이블에 돌아왔을 뿐만 아니라 모범을 통해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2050년까지 넷 제로를 달성하고,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52%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5천550억 달러(654조 원)의 예산 확보를 추진 중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파리협약과 관련한 각국의 중간 이행 전략을 점검하기 위해 열린 이날 총회와 관련해 "글래스고는 10년의 야심 찬 목표와 혁신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기후변화 약속은 말이 아닌 행동이라면서 개발도상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을 돕기 위해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부족하다. 망설이거나 논쟁할 시간이 없다"며 "우리가 이 순간의 기회를 붙잡는 데 실패한다면 우리 누구도 아직 닥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없다"고 강조한 뒤 현시점을 '변곡점'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점점 커지는 재앙 속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면서 기후변화 대응을 세계 경제의 기회로 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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