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인스타 계정 등 1천여 개 적발…"범정부적 작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소셜미디어 업체 페이스북이 니카라과 정부가 운영해온 '댓글부대' 계정 1천여 개를 적발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날 발간한 월간 보고서에서 "니카라과 정부와 (여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이 운영한 '트롤 팜'(troll farm·댓글부대)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지금까지 우리가 적발한 가장 범정부적인 트롤 작전 중 하나였다"며 "다수의 정부기관이 동시에 동참했다"고 설명했다.
'트롤'은 인터넷상에서 분란을 조장하거나 여론을 조작할 목적으로 글을 올리는 활동이나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이번에 삭제 조치된 것은 페이스북 계정 937개와 페이스북 페이지 140개, 그룹 24개, 인스타그램 계정 363개다.
보고서에 따르면 니카라과 정부의 댓글부대 활동은 반정부 시위가 불거진 2018년 4월 무렵부터 시작했으며, 친정부·반야권 성향의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생산해냈다.
가령 2018년 시위 당시 한 가짜 계정은 시위 사진과 함께 "범죄자들이 경찰을 공격하고 있다. 피해를 보는 사람은 경찰이 아니라 결국 니카라과 국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7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시물들도 이런 댓글부대 계정들에 올라왔다.
통산 5선에 도전하는 오르테가 정권은 2018년 반정부 시위 무렵부터 야권을 지속적으로 탄압하고, 독립언론에 재갈을 물리며 여론을 통제하려 해왔다.
이날 페이스북의 보고서는 오르테가 정권의 여론 조작이 인터넷상에서도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야권 후보들을 체포한 채 치르는 이번 니카라과 대선도 국제사회로부터 이미 '사기 선거'라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미국 등은 대선 후 오르테가 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