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테이퍼링 우려 속 '금리 고공 행진' 여파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 금리 상승에 채권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채권형 펀드에서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설정액 10억원 이상 펀드의 자금 동향을 집계한 결과 지난 1일 기준 최근 3개월간 국내 채권형 펀드 287개에서 5천88억원이 순유출됐다.
해외 채권형 펀드 204개에서도 석 달간 1천394억원이 순유출했다. 국내·해외 채권형 펀드 순유출 금액을 합치면 6천482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 2조9천866억원, 해외 주식형 펀드에 2조476억원이 각각 유입된 것과 반대 흐름이다.
금리 고공 행진에 국내외 채권형 펀드가 평가 손실을 내고 있다.
3개월 평균 수익률은 국내 채권형 펀드가 -1.03%, 해외 채권형 펀드가 -0.75%로 손실권이다.
이 같은 채권형 펀드 자금 유출과 수익률 부진은 최근 금리 상승세에 따른 것이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여서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값이 떨어져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낮아졌다.
채권은 시장 변동성이 큰 시기에도 비교적 안정적 수익을 내는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그러나 금리 인상기에는 투자 수익률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
채권 금리는 전 세계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시기가 임박해지면서 치솟았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이 확산하면서 지난달 초부터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 연고점 행진을 이어왔다. 특히 시장 대표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최근 3년 만에 연 2%를 돌파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지난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7%대까지 치솟았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연초 이후 법인과 기관이 몰리면서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 6월 이후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 우려 확산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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