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기후·작황 모델 활용, 밀 수확량은 재배지역 늘며 18% 증가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기후변화로 옥수수와 밀 생산이 이르면 2030년대부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옥수수는 금세기 말께 최대 24%까지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으나 밀은 18%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고더드 우주연구소(GISS)의 기후 전문가 요나스 예거메이어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최신 기후 및 작황 모델을 활용해 기후변화가 주요 식량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과 강우 양상 변화,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 증가 등이 작물 생육에 영향을 미쳐 열대지역에서는 옥수수 재배가 더 어려워지고, 밀 재배지역은 더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최신 '접합대순환모델 비교프로젝트6'(CMIP6)의 다섯 개 모델로 기후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다양한 작황 모델로 옥수수와 밀 등의 생산량 변동을 예측했다.
논문 공동 저자인 GISS의 알렉스 루앤 박사는 "슈퍼컴퓨터로 작물을 가상 재배하는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세계 각지에서 연간, 10년간 작황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를 들여다본 것"이라고 연구 과정을 설명했다.
그 결과, 옥수수 수확량은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최상의 시나리오(SSP126)에서는 이전 CMIP5 모델로 예측한 5% 증산에서 6% 감소로, 기후변화를 방치하는 최악의 시나리오(SSP585)에서는 1% 증산에서 2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 수확량은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9% 증산에서 18% 증산으로 더 확대됐다.
예거메이어 박사는 "지난 2014년 이전 이후, 작황 모델을 활용한 예측 결과와 비교해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는 못했다"면서 "현재 생산량에서 20% 감소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작황 시뮬레이션은 기후변화만 고려하고 경제적 인센티브나 농경 방식 변경, 품종 개량 등 다른 요소는 반영하지 않았는데, 추후 연구에서 이런 변수까지 반영한 종합적인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옥수수는 세계 곳곳에서 재배되고 적도 인근에서도 많은 양이 생산되는데, 기후변화로 지구 기온이 오르면 북중미와 서아프리카, 브라질, 중국 등지의 곡창지대에서 작물에 대한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수확량이 수년 안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온대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밀은 지구온난화로 미국 북부와 캐나다, 중국 북부, 호주 남부, 동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재배지역이 늘어나 수확량도 증가하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금세기 중반부터는 이런 증가세도 멈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거메이어 박사는 "지구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노력을 펴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농업은 새로운 기후 현실에 당면할 것"이라면서 "세계 식량시스템이 서로 연결돼 있는 만큼 곡창지대 한 곳에서라도 영향을 받으면 세계 전체가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기후변화가 옥수수와 밀 수확에 미치는 영향 [NASA/Katy Mersman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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