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중국 빅테크부터 스타트업까지, 메타버스 사업 뛰어들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세계적으로 메타버스가 부상하는 가운데 중국 관영 싱크탱크가 메타버스를 둘러싼 국가안보 위험을 경고하며 당국의 규제와 지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관영 싱크탱크인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은 지난달 30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메타버스가 아직 초기 개발 단계이지만 기술적 특징과 개발 패턴을 볼 때 사이버안보 위협부터 기술 패권 문제에 이르기까지 잠재적인 국가안보 위험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메타버스란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 세계가 상호작용하는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현실세계의 확장으로서 경제·사회·문화 활동이 벌어지는 공간을 말하며,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이 진화한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은 아예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기도 했다.
그간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과 AR·VR을 뒤섞어 사람들이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는 메타버스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해왔다. 메타버스가 차세대 주요 소셜플랫폼이며 몇몇 IT 기업들이 향후 10여년에 걸쳐 이를 만든다는 것이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메타버스가 여러 나라의 정치체제와 경제·사회에 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일례로 한 나라의 정치적 사상의 경향과 사회, 문화의 일부가 될 것이며 정치·문화적 안보에 교묘하게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가 제공하는 고도의 몰입형 경험이 청소년의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고, 범법자들이 메타버스를 활용해 중독성의 '디지털 마약'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어떤 이들은 현실 세계로부터 분리될 수도 있는 등 메타버스가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메타버스가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와 위험은 장래 국제 정치계의 잠재적 의제가 될 것"이라며 "자금세탁, 제재, 금융감독, 지적재산권보호 등과 같은 분야에서 규제의 틈이 생길 것이며 이에 국제사회가 협력을 도모해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타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람들이 집에 머물며 포트나이트,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기반 게임을 즐기면서 점점 관심을 얻게 됐다.
SCMP는 "중국에서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등 빅테크 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메타버스 붐에 편승해 관련 사업모델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달 게임회사 ZQ게임은 메타버스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직후 선전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두배 이상 뛰어올랐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지난달 논평에서 "메타버스 같은 거창하고 환영적인 개념에 맹목적으로 투자한다면 결국 데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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