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재검토…이번엔 가능할까

입력 2021-11-02 15:51  

정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재검토…이번엔 가능할까
MSCI, 역외 원화 시장 부재 등 이유로 편입 제외
"편입되면 외국인 자금 유입 확대 기대"…"영향 제한"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에서 국내 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본격적으로 재검토겠다고 밝혀,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MSCI는 미국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셜널사가 작성해 발표하는 글로벌 주가지수로 세계적인 펀드들의 투자 기준이 되는 국제 벤치마크다. 현재 우리나라는 MSCI 신흥국지수에 들어가 있다.
업계 안팎에선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과 증시 규모는 선진국 지수 편입 조건을 충족시키는 데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MSCI에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GDP는 1조6천억달러로 전 세계 10위 수준이다.
작년 말 기준 한국거래소의 시가총액은 2조2천억달러로 전 세계 13위에 올랐고, 증시 거래대금은 2019년 기준 1조9천억달러로 전 세계 4위였다.
전경련은 이를 근거로 지난 5월 MSCI에 우리나라를 신흥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승격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MSCI 측은 그러나 역외 원화 거래 시장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국내 증시를 선진국 지수 편입 대상에서 제외해왔다.
24시간 거래가 가능한 역외 원화 거래 시장이 없어 원화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다만 이미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등을 통해 원화가 활발히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서 MSCI 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외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 영문 공시 자료 부족 등도 선진국 지수 편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24시간 원화 포지션에 대한 위험 회피(헤지)가 어렵다는 게 MSCI 측에서 제시하는 선진국 시장 승격 거부의 첫 번째 이유"라며 "다른 요인은 대다수 해소됐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MSCI 선진국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규모가 신흥국 지수 추종 자금보다 커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 유입 등 수급 개선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지난 5월 한국경제연구원은 'MSCI 선진시장 편입 시 효과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가 선진시장으로 승격하면 17조8천억∼61조1천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돼 주가가 최대 27.5% 상승하고 증시 안정성은 14.2%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작년부터 이어지는 외국인 자금 유출 원인으로 MSCI 선진국 편입 실패가 지목되기도 한다.
이효섭 금융산업실장은 "국내 증시가 신흥국지수에 속해 있어 매매를 많이 하는 외국계 헤지펀드 위주로 들어와 있다"며 "국내 증시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면 장기 투자를 하는 해외 연기금이 긍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수 편입의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으로 승격된다고 해서 자금 유입 효과가 강할지는 미지수"라며 "국내 증시는 수출과 교역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특성이 있어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더라도 증시 체질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ncounter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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