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등 나치 피해자에 사과…"COP26 실패시 지도자들 '저주' 받을 것"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영국 성공회를 대표하는 대주교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그 파급력을 나치의 집단학살과 비교했다가 결국 사과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는 트위터를 통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는 글래스고에서 BBC 방송과 인터뷰를 갖던 중 나치를 언급한 점을 사과했다.
그는 "COP26에서 직면한 상황이 엄중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중에 그런 말을 사용한 점에 명백히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나치가 자행한 잔혹 행위를 비교 대상으로 삼는 행위는 언제나 정당하지 않다"면서 "이런 말로 (나치의 집단학살 피해 민족인) 유대인에게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웰비 대주교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COP26에서 각국 지도자의 결단을 촉구하기 위해 나치를 비유로 들었다.
처음에 웰비 대주교는 "이번 총회가 워낙 엄중해 참석한 각국 지도자는 총회가 진행되는 2주간 행적으로 앞으로 두 세대에 걸쳐 기억될 것"이라면서 "(이 기간) 잘 해내지 못한다면 그들은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러자 '저주'라는 말에 대해 질의가 나왔고, 그는 해당 용어가 의식적으로 어감이 강한 단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치 독일에서 벌어졌던 일을 무시했던 1930년대 정치인을 지금 논할 때보다 더 강한 용어로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현 지도자에 대한 평가를 내놓을 수 있다는 뜻"이라면서 '저주'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기후 위기는 전 세계에서 수 세대에 걸쳐 사람을 죽일 것인 데다가 이를 피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기후 위기의 결과 무한히 큰 규모로 집단학살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말살 정책 등 대량학살 범죄에 빗대 강조한 것이다.
웰비 대주교는 전 세계 8500만명의 성공회 교인의 지도자이자, 성공회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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