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이식 기다리던 소아 환자 4명 중 1명 사망"

입력 2021-11-03 06:03   수정 2021-11-03 08:27

"심장 이식 기다리던 소아 환자 4명 중 1명 사망"
삼성서울병원 송진영 교수 연구팀, 환자 254명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심장 이식을 기다리던 소아 환자 4명 중 1명이 대기 중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송진영 교수 연구팀은 2000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국내 3개 상급종합병원(삼성의료원·서울아산병원·서울대학교어린이병원)에 심장 이식 대기자로 등록됐던 18세 미만 소아 환자 254명의 진료기록을 검토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 결과 조사 대상 환자 254명 중 145명이 심장 이식을 받았고, 16명은 질병에서 회복돼 대기자 명단에서 빠졌다. 27명은 연구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대기자 명단에 남아있었다.
심장 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한 소아 환자는 66명으로, 조사 대상의 26.0%였다. 이는 미국에서 보고된 소아 환자의 심장 이식 대기 중 사망률 17%보다 크게 높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사망한 소아 환자 66명 중 38명은 남아, 28명은 여아였다. 사망률은 환자의 연령이 높을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망한 소아 환자의 가장 흔한 기저질환은 심장 근육에 이상이 생긴 심근병증(66.7%)이었고, 선천성 심장질환(30.3%), 인공심폐장치(에크모·ECMO)와 관련된 합병증(25.7%) 등의 비율도 높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주요 원인은 심장 기능이 약해져 신체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심부전(36.3%), 심장 이외의 장기가 제 기능을 상실한 다기관 부전(27.2%) 등이 꼽혔다. 이들은 대기자 등록 후 평균 약 63일간 살아있다가 숨졌다.
연구팀은 나이와 기저질환, 에크모 적용 여부 등이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결론내렸다.
송 교수는 "소아 환자의 심장 이식 대기 중 사망률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편이지만 지난해부터 심실보조장치가 소아 환자에게도 활발히 사용되기 시작했으므로 앞으로는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토대로 소아 심장 이식의 수혜자를 정할 때 기다린 시간이 아니라 아이가 앞으로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와 질병의 양상 등 다양한 요인이 종합적으로 고려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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