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파괴 알고도 모른 척"…미 의회, 석유업계 CEO들에 소환장

입력 2021-11-03 09:13  

"환경파괴 알고도 모른 척"…미 의회, 석유업계 CEO들에 소환장
민주당 "석유업계, 1977년부터 기후변화 위험 알면서도 부인"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지구온난화에 대한 석유업계의 책임을 따지고 있는 미국 하원이 엑손모빌 등 업계 경영진 등에게 소환장을 보내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석유업계가 40년 이상 화석연료 사용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거짓 정보를 뿌리며 환경보호 활동을 방해해 왔으며, 의회의 요구에도 기본적인 자료 제출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3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는 엑손모빌과 셸, 셰브런, BP아메리카 경영진을 비롯해 미국석유협회(API), 미 상공회의소 대표들에게 소환장을 보냈다.

위원회는 석유업계에 대한 소환을 결정하며 이들이 지구온난화의 위험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은폐했다는 의혹을 조사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전혀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캐럴린 멀로니 위원장은 "석유 업계는 기후변화 대응 정책에 대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전술인 '시간 끌기와 방해'로 일관해 왔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석유업계가 최소한 1977년 이후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파악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를 갖고 있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오히려 그들이 생산한 석유 제품의 사용이 환경에 미치는 피해를 부인하면서 기후변화 정책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주 위원회는 이들 업계 대표들을 상대로 청문회를 열어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추궁한 바 있다.
엑손모빌 CEO 대런 우즈는 청문회에서 "그동안 회사가 기후변화와 관련해 발표했던 성명 등은 모두 진실했고 사실에 기초를 둔 것이었으며 주류 기후학의 조류와 다르지 않았다"고 말하며 민주당이 제기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에 대해 멀로니 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들은 석유업계 청문회를 1994년 담배 회사 청문회와 비교하기도 했다. 당시 담배회사들은 니코틴이 중독성이 있는 줄 몰랐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석유업계에 대한 민주당의 공세를 다분히 정치적인 행위로 평가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제기한 환경 의제가 의회에서 논란이 되며 흔들리자 민주당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청문회 등을 추진하게 됐다는 것이다.
공화당 제임스 코머 의원은 청문회를 '뉴스를 의식한 당파적 쇼'라고 깎아내렸다.
석유업계는 기후변화의 위험성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온실가스 방출을 줄이기 위한 활동을 방해하는 데 돈을 쓰지 말아 달라는 민주당의 요구는 거부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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