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위원장 "한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국제사회 주목"

입력 2021-11-03 10:37   수정 2021-11-03 16:48

탄소중립위원장 "한국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국제사회 주목"
COP26 참석 중 인터뷰…"기후변화로 세계 경제질서 변한다"
탈탄소 과정에 '정의로운 전환' 중요


(글래스고[영국]=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윤순진 2050탄소중립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은 한국의 온실가스 40% 이상 감축 목표에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2일(현지시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리는 글래스고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COP26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천명했다.
한국은 2018년 총배출량(대기로 배출된 온실가스 총량) 대비 2030년 순배출량을 40% 이상 감축하기로 했는데 이는 종전보다 14%포인트 상향된 수준이다.
윤순진 위원장은 "선진국은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라면서, 개도국은 비슷한 처지였던 한국의 사례를 참고하려고 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COP26에 와 보니 한국이 제조업 비중이 높고 탄소배출 정점을 찍은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사정을 감안할 때 이번 목표가 도전적이란 점을 인식하며 환영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론 전날 한국 홍보관에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명하자 EU측 패널토론 참가자가 더 적극적으로 목표를 설정할 것으로 기대했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가 높으면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관해 적극 설명하면서도 국내에서 산업계와 환경단체가 정 반대 지점에서 비판 의견을 내는 것을 의식하며 신중하게 표현을 골랐다.

이와 함께 윤 위원장은 기후변화와 관련한 해외의 대응과 그에 따른 파장을 설명하면서 "세계 경제질서가 변하고 있는데 지금 우리는 너무 한가하다"고 경고했다.
EU는 사실상 탄소국경세인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 위반 소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는 움직임이다.
이들은 기업이 탄소배출 가격을 부담하지 않는 국가에서 생산된 물건이 EU에 들어오면 EU에서 생산한 제품과 공정 경쟁이 안 되고 EU 기업들이 외부로 공장을 이전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시장에선 애플, 구글 등 해외 대기업들이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RE100'캠페인에 참여하고 협력업체에도 같은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시장에선 투자자들이 탈석탄 투자를 선언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연기금이 석탄발전소를 이유로 한국전력 투자를 철회한 일도 있었다.
윤 위원장은 "개도국으로선 탄소 사다리 걷어차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기후위기가 워낙 엄중하니 그런 지적이 힘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탈탄소를 하지 않으면 국제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지고 있으므로 사실 국내 목표가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윤 위원장은 우리나라가 이런 흐름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기가 쉽지 않은 조건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우리나라 제조업 비중은 20%대로 영국과 미국(10% 안팎), 일본과 독일(20% 안팎)에 비해 훨씬 높고, 그중에서도 에너지 다배출 제조업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뒤집어서 보면 그 분야에서 탈탄소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인의 삶의 질에 기여하면서 시장도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탈탄소로 가는 과정에 '정의로운 전환'이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중소기업이 대비가 충분치 않은 점을 감안해서 산업부문 감축 목표는 14.5%만 잡았다. 이에 더해 노동자들이 생계 위협을 받지 않도록 사회 안전망을 갖추고 재교육하는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는 그동안 온실가스 배출에 비용을 내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며 이제는 지구가 보내는 청구서를 더는 회피할 수 없다"며 지구와 상생하기 위해 우리 생활 양식을 조정하고 비용을 지불한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탄소중립위원장은 평소 생활에선 탄소배출 줄이기를 어떻게 실천할까.
윤 위원장은 대중교통 이용, 대기전력 끄기, 복사·프린터기·에어컨·종이컵 사용 자제, 낮시간 조명 안 켜기 등을 얘기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의 원동력은 죄책감이 아니라 보람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상근 위원장으로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이기도 한 윤 위원장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여러분의 미래는 부모님이 살아온 시간과는 다르다. 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어떤 새로운 일자리가 마련될 수 있을지 꿈꾸며 준비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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