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인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자국 내 외화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3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앞으로 국내 상거래에서 외화를 사용하는 이는 법적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경제 상황과 국익의 측면에서 상인, 무역업자 등 모든 아프간인은 국내 거래 때 아프간 통화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이번 조치 도입의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
그간 아프간 내에서는 인접국인 파키스탄의 화폐인 루피와 미국 달러가 널리 통용됐다.
와중에 현지 경제 불안이 심화하고 아프간 화폐인 아프가니의 가치가 떨어지자 외화에 대한 선호가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 당국의 이번 조치가 이미 허약해진 현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가 국제사회의 지원 중단으로 붕괴 위기에 처한 현지 경제에 더욱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지난 8월 20년 만의 재집권을 통해 오랜 내전을 끝냈지만 이후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다.
미국 등에 예치된 아프간 중앙은행의 외화 90억 달러(10조6천억원) 이상이 동결된 데다 국제사회의 원조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와중에 가뭄, 기근, 물가 폭등, 실업자 폭증 등이 이어지는 중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24일 긴급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어린이 등 수백만 명의 아프간 국민이 굶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하며 인도적 지원을 위한 자금 동결 해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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