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조기사망자 약 200만명은 G20 소비가 유발"

입력 2021-11-03 13:48  

"초미세먼지 조기사망자 약 200만명은 G20 소비가 유발"
연간 조기사망자 중 절반 차지…상품생산 과정서 개도국 대기오염 유발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초미세먼지(PM2.5)로 인한 조기 사망자 중 약 200만명이 주요 20개국(G20)의 소비와 관련됐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머리카락 굵기의 30분의 1도 안 되는 2.5 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초미세먼지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이나 폐암, 하기도감염, 뇌졸중, 허혈성심질환 등 5대 질환으로 연간 4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데, 이중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초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물은 주로 상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며 일부는 교역 등을 통해 해당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소비되며 중·저소득 국가를 중심으로 조기사망자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난사이 게이스케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이런 차원에서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초미세먼지 사망자에 대한 G20 소비자들의 책임을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네이처와 호주 시드니대학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2010년 자료를 토대로 세계 199개국의 초미세먼지 분포와 이에 따른 보건상의 영향을 측정하고 이를 세계 전체 교역량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G20 국가의 교역 및 상품 소비 등과 연관 지어 분석했다.
G20은 19개국과 유럽연합(EU) 및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EU 회원국을 제외한 19개국만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G20 국가의 소비에 따른 초미세먼지 사망자가 198만3천여명에 달하며, 평균 67세에 조기 사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중 영아 사망은 7만8천6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이 90만5천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 뒤를 미국(13만9천명), 러시아(7만4천600명), 인도네시아(5만2천700명) 등이 이었다.
이중 미국을 제외하곤 모두 자국 내에서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과 다른 10개국은 사망자 중 절반 이상이 나라밖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초미세먼지 조기 사망자가 2만200명으로 상대적으로 적었으나 나라 밖에서 발생한 초미세먼지 사망자 비중은 83%에 달했다.



나라 밖 사망자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사우디 아라비아로 1만2천400명 중 96%에 달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는 다른 나라에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것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국가 간에 국경을 넘는 오염물 확산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라면서 G20 국가들이 자국의 소비와 관련된 조기 사망자를 줄일 수 있는 집단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드니대학 객원교수로 있으면서 이번 연구를 상당 부분 진행한 난사이 박사는 "(초미세먼지로 인한)대부분의 사망자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국제적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시드니대학의 만프레드 렌젠 교수는 "탄소 배출이 우리의 후손을 위험에 처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을 알고 있듯이, 이번 연구는 우리의 소비가 다른 사람의 건강을 훨씬 더 즉각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해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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