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작가 갤것, 소설 '약속'으로 부커상 수상

입력 2021-11-04 08:35  

남아공 작가 갤것, 소설 '약속'으로 부커상 수상
한 가족의 연대기에 아파르트헤이트 등 남아공 현대사 담아내
나디머·쿠체 이어 남아공 작가 3번째로 영예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소설가 겸 극작가 데이먼 갤것(57)이 소설 '약속'(The Promise)으로 영미권의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부커상을 수상했다고 로이터·DPA통신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작품은 작가가 성장한 도시인 남아공의 행정 수도 프리토리아를 배경으로 한 백인 가정의 쇠락사를 그리고 있다.
1980년대 중반부터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종식에 이르기까지의 남아공의 굴곡진 현대사를 수 십년에 걸친 한 가정의 연대기 속에 녹여냈다.
남아공 출신 부커상 수상자는 네이딘 고디머(1974), 존 맥스웰 쿠체(1983·1999)에 이어 3번째다.
부커상 심사위원장인 마야 자사노프 하버드대 교수는 작품에 대해 "아파르트헤이트와 그 후를 살아가는 백인 남아프리카공화국 가족의 일대기를 아주 훌륭하게 구성된 구조로 꿰뚫고 있어 심사위원단을 놀라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읽을 때마다 책이 자라는 듯했다. 경제 서사와 함께 세대 갈등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충실한 삶을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죽음에 이르는지, 또한 현대 남아프리카에서 '약속'이 어떤 풍부한 비유적 의미를 지니는지 탐구한다"고 평가했다.
갤것은 이날 BBC 라디오와 뉴스채널로 중계된 시상식에서 "여기까지 참 오랜 세월이 걸렸다"며 "와보니 내가 오면 안 될 자리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겸손한 소감을 말했다.
갤것은 앞서 2003년 '더 굿 닥터', 2010년 '낯선 방에서'로 두 차례 부커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아직 아프리카에서 전해지지 않은 이야기들, 아직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한 작가들, 그리고 아프리카를 대신해 이 상을 받겠다"며 "우리에게 계속 귀를 기울여 달라. 아직 들려줄 것이 많다"고 강조했다.
갤것은 '약속'에서 장례식 4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모자이크 방식으로 묘사하는 독특한 형태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는 최근 BBC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하루에 장례식 여러 곳을 방문하고 돌아온 친구와 차를 마시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일대기를 그리는 새롭고 재밌는 방식일 것 같았다"며 "독자에게 제시된 것이 장례식장 4개로 향한 창뿐이어서 가족의 모든 이야기를 알 수가 없다면, 나머지는 상상으로 채워야 한다. 작가로서 그 '지도의 가장자리', 아직 말해지지 않은 부분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부커상 수상자는 5만 파운드(약 8천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수상자의 작품은 영미권은 물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다.
2019년까지 '맨부커상'으로 불리던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이 상은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하는 영연방 국가 작가에게 주는 상과 영연방 외 지역 작가와 번역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 상으로 나뉘어 수여된다. 한국 소설가 한강은 2016년 '채식주의자'로 국제 부문 부커상을 수상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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