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 기술기업' 모두 반도체 산업 진출…대학도 측면지원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중국 최대 기술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가 '반도체 굴기'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4일 로이터 통신과 중국의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텐센트는 전날 후베이(湖北)성 성도인 우한(武漢)에서 열린 자사의 연례 '디지털 생태환경 서밋'에서 자체 설계한 3종류의 반도체(칩)를 공개했다.
텐센트가 이날 공개한 반도체는 인공지능(AI)용 칩인 '즈샤오'를 영상 변환용 칩인 '창하이',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통제용 칩인 '수안링' 등 3종이다.
텐센트의 탕다오셩 수석 부회장 겸 클라우드ㆍ스마트 산업 부문 사장은 "반도체는 하드웨어의 핵심 부품이자 산업 인터넷의 핵심 기반시설"이라면서 자체 설계한 반도체를 개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텐센트가 반도체 산업에 뛰어든 것은 중국 정부의 반도체 굴기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동시에 사업 영역을 기존의 비디오 게임, 모바일 결제, 소셜 미디어 분야에서 반도체 분야로까지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텐센트는 앞서 지난 7월 반도체 관련 엔지니어링 채용 공고를 내면서 반도체 산업 진출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텐센트는 세계 최대의 게임 회사이자 모바일 결제 앱인 위챗페이,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챗 등을 운용하고 있는 중국 최대의 기술기업이다.
중국의 또 다른 거대 기술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와 바이두(百度)는 이미 반도체 산업에 진출한 상태다.
중국 최대 검색 엔진 기업이자 인공지능(AI) 기업인 바이두는 2018년 첫 독자 개발 AI 반도체인 '쿤룬(KUNLUN)'의 양산에 들어갔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도 2018년 '핑터우거'라는 반도체 부문을 설립한 뒤 이듬해 자체 개발한 AI 칩을 선보인 바 있다.
알리바바는 최근에는 5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의 자체 칩을 공개하기도 했다.
텐센트가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면서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로 불리는 중국 3대 기술기업이 모두 반도체 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이다.
중국의 대형 스마트폰 제조사인 샤오미도 올해 '서지 1'으로 불리는 카메라 관련 칩을 공개한 바 있다.
중국 최대 통신기업인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通信)과 중국 최초의 애플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 기업인 럭스쉐어정밀(Luxshare Precisionㆍ立迅精密)도 지난 7월 반도체 사업에 뛰어드는 등 중국 공공 및 민간 분야의 '반도체 굴기' 동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세제 지원 보조금 지급 등의 형태로 반도체 분야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반도체 기업에 대한 육성 및 투자 정책에 힘입어 새로 생겨나는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의 기업 정보 관련 회사인 치차차(企査査)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신규 등록된 중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은 1만5천700여 곳으로, 작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의 명문 대학들도 잇따라 반도체 부문 인재 양성에 나섰다.
베이징(北京)대는 반도체 부문 인재 양성을 위해 '반도체 대학원'을 설립하고 지난 7월 개원식을 열었다.
같은 달 14일에는 항저우과학기술대(HUST)가 우한(武漢)시에 반도체 관련 단과대를 개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중국의 '기술 허브'인 선전시에 위치한 신흥 명문 선전기술대학(SZTU)도 지난 6월 반도체 관련 단과대학을 신설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인 칭화(靑華)대가 반도체 단과대학을 설립한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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