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 공공성 강화 방안에 업계 "민간참여·사업위축 불가피"

입력 2021-11-04 17:27   수정 2021-11-04 18:12

도시개발 공공성 강화 방안에 업계 "민간참여·사업위축 불가피"
시민단체에선 '보여주기식 미봉책' 비판도 제기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정부가 4일 공개한 도시개발사업 공공성 강화 방안에 대해 부동산개발업계는 민간의 참여가 급격히 줄고 관련 사업의 위축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민관 공동사업시 민간의 이윤율을 제한해 상한 초과 이익은 공공목적 사업에 재투자하도록 하고, 공공의 출자 비중이 절반을 넘는 주택사업에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도시개발사업 공공성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도시개발법에 민간 이윤율 상한을 직접 규정하거나 민관이 맺는 출자자 협약에 민간 이윤율 상한을 설정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현재 국회 상임위에 올라온 관련 법 개정안에는 민간 이윤율 상한을 6%(이헌승 의원안)나 10%(진성준 의원안) 등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임원은 "이윤율을 6%나 10%로 제한하면 도시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민간 업체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며 "장기간에 걸쳐 변동성과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도시개발사업에 이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사업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는 말했다.
그러면서 "민관 합동사업은 재원이 많이 드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필요한데 민간의 참여가 위축되면 결과적으로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또 개발사업에 부과되는 개발부담금을 현행 20∼25%에서 더 올리고, 부담금 감면 규정을 축소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부담률은 도입 당시 50%였으나 현재는 절반 수준으로 축소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대형 부동산 시행업체의 한 대표는 "도시개발사업에 부가가치세 10%, 법인세 최고 상한 25%를 낸 뒤 개발이익의 50%를 내야 한다면 누가 사업에 뛰어들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책은 건전한 기업 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일탈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강구돼야 한다"며 "공급이 위축되면 최종적으로는 소비자와 국가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돼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개발업계 관계자는 "'대장동 사태'는 부동산 활황기에 공급된 분양형 아파트가 문제가 된 것"이라며 "정책은 객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철저히 따져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장동 개발사업에서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0%+1주'라는 절반 이상의 지분으로 사업에 참여했지만,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반면 공공이 지분을 절반 이상 보유했다는 이유로 공공택지 개발 시 발동되는 토지 강제 수용권은 주어져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 일었다.
이에 정부는 현재 지자체에 부여된 관리·감독 권한은 축소하고, 중앙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능을 조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 시행업체 대표는 "도시개발사업에서 민관합동 사업의 경우 어떤 사업이 공익성과 공공성이 있는 것인지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작업은 분명 필요하다"며 "지자체가 행정 행위를 할 때 인위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던 권한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도시개발사업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면서 "수치와 기준은 업계의 현황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정부의 이번 대책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아닌 보여주기식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국장은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사업비와 분양원가 세부 내역을 모두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모든 선분양 아파트에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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