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본국 송금 없이 현지에 쥐고 있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중국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이를 통해 중국이 획득한 막대한 달러의 향방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액은 4천400억달러(약 521조원)로 2015∼2019년 같은 기간 평균치(3천360억달러)보다 31.0%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은 작년 동기(3천250억달러)에 비하면 35.4% 늘었다.
은행 외화 예금액은 거의 1조달러에 달한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래 중국은 줄곧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다가 2018년 1분기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코로나19 대유행 탓에 또 한 번 적자를 겪었으나, 이후 세계 경제 회복으로 수출이 풀가동하면서 급속히 반등하고 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제로' 정책으로 국경을 봉쇄하면서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어려워지고 이에 따른 외화 유출도 크게 줄었다.
과거 중국은 이런 막대한 흑자로 얻은 달러로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여 세계경제 차원의 달러 순환이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흐름이 나타나지 않자 달러가 어디론가로 빨려 나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는 중국 시중 은행에 예금된 것으로 확인되지만, 중국 국제수지표 상의 커다란 '오류 및 생략' 항목 등의 존재로 인해 전체 달러가 정확히 어디로 갔는지는 다소 미스터리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의 중국 거시경제 담당자인 베키 리우는 중국 기업들이 해외 무역에서 번 수입의 상당 부분을 현지에 남겨두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흑자로 늘어난 외화를 공공 부문보다 주로 민간 부문이 갖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국 기업들이 이렇게 벌어들인 달러를 현지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같은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는 이론도 있다.
RBC캐피탈마켓의 아시아 환율전략 담당자인 앨빈 탄은 "중국 경상수지 흑자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명확히 확인하기는 정말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 돈을 보면 앞으로 중국 경제가 어떤 어려움에 처하더라도 국제수지나 외채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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