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갑차량 이동 포착…병력 배치·철회 되풀이
우크라-서방 밀착 속 미, 우크라에 군사지원 약속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해 양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CNN방송이 보도했다.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2014년 자국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 분리주의 반군을 지원해 독립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며 대립을 이어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상업위성 업체 맥사(Maxar)가 촬영한 위성 사진에는 자주포를 비롯해 탱크, 보병전투장갑차 등 러시아군 장비가 국경에서 300㎞ 떨어진 훈련장에서 활동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또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과의 군사 경계선에 전투용 드론을 배치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흑해뿐만 아니라 국경 및 반군이 점령한 인근 지역에 약 9만 명의 러시아 병력이 배치돼 있다"며 "러시아는 지역 내 긴장과 이웃 국가들에 대한 정치적 압력을 지속하기 위해 병력을 이동·증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영토에서 이뤄지는 군사 장비와 병력 이동은 전적으로 우리 일"이라며 "러시아는 누구도 위협하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위험을 가하지 않을 것이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러시아의 이 같은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지난 3∼4월에도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군병력을 배치했다가 되돌린 바 있다.
러시아는 크림반도 문제뿐만 아니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및 유럽연합(EU)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는 것도 경계하고 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시도를 두고 "러시아 보복을 촉발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미국은 러시아가 유럽 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러시아가 접경 지역에서의 군사 활동을 증대하자 지난 9월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약속했다.
또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가 유럽 내 러시아의 영향력을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인근에서 러시아군이 이례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며 "의도를 알 수 없으나 늘 그래왔던 것처럼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위기를 고조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은 미국에 큰 우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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