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허가서 획득 후 대기 인력 5천700명…제조업·어업 종사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한국에 빨리 일하러 가고 싶다'며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던 현지 근로자들이 우리 정부의 입국 허용 소식을 반겼다.
7일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노동장관 이다 파우지야는 전날 성명을내고 "한국 정부가 고용허가서 획득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해제했다. 한국 정부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16개국에서 고용허가제에 따른 인력을 수입한다.
하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국내 감염 확산 방지 등을 위해 고용허가서 획득 외국인의 국내 배치를 대부분 중단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한해 5천∼7천명이 고용허가제에 따라 한국행 기회를 얻었지만, 지난해는 641명만 한국에 배치됐고 올해는 한 명도 가지 못했다.
고용허가제가 아닌 민간사업으로 한국에서 선원으로 취업한 인도네시아인들이 5∼7월 한국 입국 후 대거 확진 판정을 받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인도네시아 EPS(Employment Permit System)센터에 따르면 한국어 시험과 면접을 통과해 고용허가서 획득 후 대기 중인 인도네시아인은 5천700여명이다.
이들 가운데 수백 명은 지난달 18일 자카르타의 노동부 청사 앞에서 한글 현수막과 인도네시아어 피켓을 들고 한국에 보내달라고 시위를 벌였다.
인도네시아 노동부는 한국 배치를 속히 재개해달라고 우리 고용노동부에 서한을 보내고, 대사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한국 고용노동부는 이달 5일 고용허가제에 따른 16개국 출신 근로자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모두 다시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현지 예방접종 완료, 사증 발급 등 절차를 고려하면 이르면 이달 말부터 외국인 근로자들의 한국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외국인 근로자는 예방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한국 입국 후 정부가 운영·관리하는 시설에서 10일간 격리해야 한다.
고용허가제에 따라 한국행을 대기 중인 16개국 외국인 근로자는 약 5만명이며, 그동안 중소기업과 농·어촌은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정부에 호소해왔다.
한국행을 손꼽아 기다리던 인도네시아 근로자들은 우리 정부 발표에 화색이 돌았다.
이들은 한국 취업을 '복권 당첨'에 비유한다.
인도네시아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약 4천달러(472만원) 수준이다.
한국에서 일하면 최저임금제 적용에 따라 월 최저 182만원을 받고, 기술이 숙련되거나 야근, 특근을 하면 250만원 이상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로 제조업, 양식장 등 어업 분야에서 일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은 보통 월급의 30%를 한국에서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 70%를 고향에 송금한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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