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기간 기온 상승폭 1.5도 제한에 논의 집중될 듯
세계 곳곳서 시위…"기후위기 해결 위해 즉각 행동하라"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기후 위기로 신음하고 있는 인류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는 예상 속에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반환점을 돌았다.
영국 공영방송 BBC 등에 따르면 주최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COP26의 절반이 흐른 지난 6일(현지시간) 인류가 당면한 기후위기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을 도출하려면 남은 기간 각국의 대담한 타협과 야심찬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COP26이 세계에 결과물을 내놓을 시간이 1주일 남았다"며 "우리 모두 힘을 모아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제한하기 위해 참가국들이 탄소와 메탄가스 방출 감축, 산림파괴 중단,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 기후변화 취약국을 위한 자금 지원 확대 등의 야심찬 계획과 행동을 취하는 것을 우리는 (회의 전반부에)목격했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이하로 유지한다는 당면 과제를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참가국들은 이번 주 다시 논의의 장으로 돌아와 이를 위해 필요한 대담한 타협과 야심찬 약속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존슨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야당인 노동당 그림자 내각에서 상무장관을 맡고 있는 에드 밀리밴드 전 노동당 대표는 즉각적인 비판에 나섰다.
밀리밴드 전 대표는 "COP26의 첫 주가 끝난 뒤 드러난 진실은 우리가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주요 조치를 취했다고 실질적으로 말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것"이라며 존슨 총리가 "공허한 권고와 논평만을" 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존슨 총리가 COP26 막바지 기간에 직접적으로 논의에 관여하고, 협상을 밀어붙일 것을 기대할 권리가 우리에게 있다"며 "그는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들이 좀 더 많은 것을 하도록 압박하고, 개발도상국과 빈국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지구 온도 상승폭을 1.5℃ 이하로 유지하는 방안을 글래스고에서 확실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존슨 총리는 향후 며칠 동안 집중력과 선명함, 절박함으로 지구가 당면한 커다란 과제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영국 각료로 이번 총회를 주관하는 알록 샤르마 COP26 의장은 이날 글래스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COP26 첫 주에 지구의 자연을 복원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의 자금 지원이 약속된 것은 "위기에 맞선 인류의 '1차 방어선'"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또한 지구 온도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에 도달하면 산호초의 70%가 소실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영국은 500만㏊ 이상의 열대우림 보호와 아프리카, 아시아, 중남미에서 수천개의 친환경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5억 파운드(약 8천억원)를 지원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농촌 공동체가 좀 더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량 생산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6천500만 파운드(약 1천억원)를 투입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날 글래스고를 비롯해 수도 런던, 카디프 등 영국의 주요 도시 곳곳과 프랑스, 호주, 캐나다, 터키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하는 시위 약 100여 개가 이어졌다.
특히 COP26 개최지인 글래스고에서는 약 10만명의 인파가 운집해 도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가 열렸다고 BBC는 전했다.
한편,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한 COP26 첫 주에는 세계 105개국이 2030년까지 산림파괴를 중단하고, 주요 온실가스인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하는 데 합의했다. 한국 등 40여개 나라가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에 의견을 모은 것도 첫 주에 이뤄진 주요 성과로 평가된다.
각국은 COP26의 남은 절반 기간에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된 것처럼 지구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방안 마련 등을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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