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10일 또 디폴트 고비…1천700억원대 달러채 이자 '데드라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유동성 위기에 빠진 중국 2위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계열사가 예정일까지 970억원대에 달하는 달러화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8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헝다 계열사인 징청(景程·Scenery Journey)이 예정일이던 지난 6일까지 2건의 달러채 이자 총 8천249만달러(약 976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징청이 비록 예정일까지 달러채 이자를 상환하지 못했지만 30일의 유예기간이 더 주어질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통상 달러채의 경우 정해진 날까지 이자를 못 내도 이날부터 30일 동안 유예기간을 둬 곧바로 공식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한 것으로 간주하지는 않는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헝다는 최근 들어 계속해 가까스로 디폴트를 모면하고 있다.
헝다는 각각 지난달 23일과 29일 유예기간 만료일을 앞두고 그 직전에 달러채 이자를 겨우 상환했다.
시장에서는 자금 사정이 극도로 나쁜 헝다가 공식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는 가장 급한 채권부터 우선 상환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런 가운데 헝다는 오는 10일 또 한 차례의 디폴트 위기를 맞는다. 지난달 11일 예정된 달러채 이자 1억4천800만달러(약 1천752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는데 30일유예기간 마지막 날이 오는 10일이다.
다만 헝다가 이번에도 데드라인을 앞두고 이자를 지급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에 좀 더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중국 당국이 쉬자인(許家印) 회장에게 개인 자산을 처분해서라도 회사 부채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헝다가 걸프스트림 제트기 2대를 지난달 미국의 항공기 투자자들에게 각각 매각해 총 5천만달러(약 593억원) 이상을 마련했다고 5일 보도했다.
하지만 헝다가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대형 자산 매각 성공과 사업 정상화라는 양대 조건이 뒷받침돼야 한다.
당초 헝다는 자회사인 헝다물업 지분을 매각해 3조원대 현금을 확보해 유동성 위기를 넘기려 했지만 거래가 성사 직전 단계에서 무산돼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아울러 헝다는 최근 근거지인 광둥성을 중심으로 완공을 앞둔 40곳의 건설 현장 운영을 우선 재개하는 등 사업 정상화 노력도 기울이고 있지만 이는 아직 전국 사업 규모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헝다의 중국 내 건설 프로젝트가 280여 도시에 걸쳐 1천300여개에 달한다.
헝다가 가까스로 디폴트를 모면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부동산 업계의 연쇄 디폴트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미 화양녠, 신리(新力·Sinic), 당다이즈예(當代置業·MOMA) 등 부동산 업체들이 디폴트를 냈다.
또 자자오예(佳兆業·Kaisa) 그룹은 앞서 헝다가 그랬던 것처럼 금융 계열사를 통해 발행한 자사 부동산 프로젝트 연계 금융투자상품의 만기에 고객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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