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중 단식 투쟁하던 전 조지아 대통령, 병원 실려 가

입력 2021-11-09 01:41  

옥중 단식 투쟁하던 전 조지아 대통령, 병원 실려 가
8년간 망명생활 접고 지난달 귀국하자 마자 체포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옥중에서 단식 투쟁 중이던 미하일 샤카슈빌리 전 조지아 대통령이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조지아 교정 당국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수감 중인 샤카슈빌리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를 교도소 내 의료시설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샤카슈빌리를 진료한 의료진은 "합병증 위험이 높은 상태이며, 긴급히 치료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AFP는 전했다.
샤카슈빌리 지지자들은 교도소 외부에 모여 그를 민간 병원으로 옮길 것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샤카슈빌리는 지난달 1일 체포돼 수감된 이후 단식 투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카슈빌리는 지난 2004~2013년 조지아의 대통령을 지내며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등 강력한 친서방 노선을 밀어붙여 러시아와 심각한 갈등을 빚었다.
그는 3선에 실패한 뒤 권력 남용과 부정부패 혐의로 공격당하자 우크라이나로 이주했으며, 2015년 5월 친서방 노선을 걷던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를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 주지사로 임명했다.
그는 조지아 국적을 포기하고 약 1년 6개월 동안 우크라이나 주지사직을 수행하며 친서방 개혁 정책을 밀어붙였으나, 중앙정부 인사들과 심각한 갈등을 빚은 끝에 해임되고 말았다.
사카슈빌리는 이후 한동안 우크라이나를 떠났다가 2017년 9월 재입국해 반정부 운동을 이끌기도 했으나 2018년 2월 폴란드로 강제 추방됐다.
그러나 2019년 5월 집권한 친서방 개혁 성향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샤카슈빌리의 우크라이나 국적을 복원시키고 그를 개혁집행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샤카슈빌리는 조지아를 떠난 뒤에도 상당한 지지기반을 유지했으며, 지난해 11월 조지아 총선에서 그를 지지하는 '통합민족운동'은 야권연합을 구성해 2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달 조지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인 '조지아의 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며 8년 만에 귀국했으나, 귀국 즉시 체포됐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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