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730일 만에 유럽 등 33개국 입국 완화…이산가족 상봉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믿을 수가 없어, 2년 만이라니…"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입국제한을 완화한 8일(현지시간) 미국 각지의 국제공항에선 눈물과 환성이 교차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유럽 등 33개국에 걸렸던 빗장이 무려 730일 만에 풀렸기 때문입니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가족과 친지를 만난 미국인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그간의 그리움을 달랬습니다.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유일한 자매 질을 기다리던 루이스 이리바라는 마침내 질과 남편이 모습을 드러내자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그는 기자들에게 "히스테리를 일으키듯 울었다. 언제 우리가 다시 볼 수 있을지, 언제야 국경이 다시 열릴지 모르는 건 너무나 끔찍했다"고 털어놨습니다.
2년 반 만에 아들을 만난 60대 어머니 앨리슨 헨리도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아들을 껴안고 한참을 흐느꼈습니다.
헨리는 "감정이 자극돼 어쩔 줄 모르겠다"면서 "매일 뉴스를 보며 미국의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고 말했습니다.
공항을 나서는 귀향객들은 취재진의 카메라에 "돌아와서 정말 좋다. 환상적"이라며 엄지를 들어 보였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주 덜레스 국제공항에 나와 있던 수지 오델은 영국에서 귀국한 어머니에게 국경이 봉쇄된 사이 태어난 아기를 처음으로 보여줬습니다. 밀렸던 조손 상봉이 공항에서 이뤄진 겁니다.
독일과 미국으로 나뉘어 있었던 한 남녀는 감격의 키스를 나눴고, 장미꽃다발을 들고 친구를 맞이하는 남성도 있었습니다.
귀향객을 태운 항공기를 조종한 파일럿들도 조종석 창문에 성조기를 흔들며 가족과 친지를 만난 승객들을 축하했습니다.
재회의 기쁨을 나눈 건 사람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날 영국 런던발 항공편으로 미국 보스턴 로건국제공항에 도착한 로버타 파베이 깁슨은 공항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오랫동안 떨어져 있어야만 했던 반려견과 교감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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