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암모니아가 차량용 요소수 대체할 수 있다?

입력 2021-11-10 11:30  

[팩트체크] 암모니아가 차량용 요소수 대체할 수 있다?
요소수 대란에 아이디어 난무…대부분 현실성 부족
암모니아를 사용하려면 안전성 검증·법률 개정 등 이뤄져야
요소비료·소변으로 만든 요소수 사용하면 차 고장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제은효 인턴기자 = 차량용 요소수 품귀 현상이 심각해지자 인터넷상에서는 요소수 제조를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떠돌고 있다.
요소수 대신 암모니아를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에서부터 요소비료, 소변 등으로 요소수를 제조하면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인터넷상에 올라오는 이런 주장을 믿고 요소수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을까.



차량용 요소수는 디젤 자동차에 탑재된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에 사용되는 물질로, 촉매와 반응하면서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로 분해된다. 이때 생긴 암모니아가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물로 환원해 대기오염을 막는 구조이다.
이런 작동 기제를 아는 사람들은 요소수 대신 암모니아를 사용하면 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과거 발전소 등에서 요소수 대신 암모니아를 사용했다는 사실도 이런 주장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체 형태인 암모니아는 폭발 위험이 있는 고압가스여서 실제 사용을 위해서는 저장장치 개발, 안전성 검증, 환경영향 평가, 법률 개정 등을 거쳐야 한다. 지금의 디젤 자동차는 이런 절차를 거쳐 요소수가 작동하도록 설계돼 있다.
인터넷상에는 요소비료를 물과 섞어 요소수를 만드는 영상도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권장하지 않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의 허일정 환경자원연구센터장은 "물에는 칼슘 등 이온이 있는데 이게 촉매에 들어가게 되면 촉매 오염물질이 누적되고, 나중에는 반응하지 못하게 된다. 노즐에서 요소수 분사가 안 될 수도 있고 관이 부식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허 센터장은 소변을 활용해 요소수를 만드는 방안과 관련해서도 "소변에는 요소 외에 다른 성분도 포함돼 있다"며 좋은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를 수입하는 게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에서 요소를 생산하면 되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나오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요소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이 있었지만 가격 경쟁력이 중국, 러시아 등에 뒤지면서 모두 공장 문을 닫았다.
현재 국내 최대 요소수 생산업체인 롯데정밀화학도 2011년(당시 삼성정밀화학) 요소 생산을 중단했다.
그 결과 국내 업체들은 요소수 제조를 위해 요소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의 김광석 경제연구실장(한양대학교 겸임교수)은 "우리나라도 요소 생산 기술이 뒤처지지 않는다. 다만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중단했다. 당시 시장 논리에 따르면 중국이나 러시아로부터 요소를 수입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10년 동안 요소 생산 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국내 업체가 생산을 재개하기는 쉽지 않다. 과거의 설비를 이용하기도 어려운데다 생산시설을 새로 짓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과거에 쓰던 설비는 아예 폐기·철거된 상태이기 때문에 재가동이 불가능하다"면서 새로운 시설을 짓는 계획과 관련해서는 "결정된 바가 없고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sungje@yna.co.kr
je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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