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국 웨일스의 동굴에서 낙상해 갇힌 40대 남성이 이틀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8일(현지시간) 가디언·BBC 등에 따르면 이 남성은 지난 6일 오후 1시께 웨일스 브레컨 비컨즈 국립공원 내 오고프피논듀 동굴을 탐험하던 도중 넘어져 움직이지 못했다.
부상은 생명이 위험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턱, 다리, 척추가 다쳐 혼자 동굴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 남성은 경험이 많은 노련한 동굴 탐험가로 사고 당시 같이 있던 동료가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 초반에는 고산 지형을 갖춘 공원 특성상 습하고 안개가 껴서 구조 헬기가 동원되기는 어려웠다.
대신 구조 전문 자원봉사자 240명이 30명씩 조를 짜서 교대로 투입됐다.
2018년 동굴 관광 도중 폭우로 고립됐던 태국 소년축구팀 구조에 기여한 자원봉사자도 이번 구조에 참여했다.
지상에서 300m 깊이의 동굴 밑으로 내려간 팀은 아래서도 문자 수신이 가능한 특수 통신장치를 통해 지상 밖 구조팀과 교신했다.
구조대의 노력 끝에 이 남성은 동굴에 갇힌 지 약 54시간 만인 8일 오후 7시 45분께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남성이 들것에 실린 채로 지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밖에서 대기하던 구조대의 박수 소리와 환성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이후 남성은 구급 차량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사고가 발생한 오고프피논듀는 1946년 발견된 곳으로 영국에서 가장 깊고, 웨일스에서 두 번째로 긴 동굴이다. 최고 깊이는 약 300m에 달하며 미로같이 복잡한 곳으로 유명하다. 숙련된 탐험가만 사우스웨일스동굴탐사클럽(SWCC) 승인을 받아 접근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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