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역대표 "중 무역협정 이행 미흡…협상 나설 것"

입력 2021-11-11 09:14  

미 무역대표 "중 무역협정 이행 미흡…협상 나설 것"
미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대중 고율관세는 유지 시사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체결한 미중 무역합의에 대한 중국의 이행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중국과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타이 대표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2020년 1월 체결한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준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중국의 상업항공기 구입 부족을 포함해 이행이 미흡한 점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국은 무역전쟁이 격화하던 지난해 1월 1단계 무역합의를 체결했으며 중국은 2020∼2021년 미국 제품과 서비스를 2017년 대비 2천억 달러(약 237조원) 추가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연구소(PIIE)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중국 측의 이행률은 60%에 그치고 있다.
타이 대표는 중국과 협상에서 보잉 민항기 구매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여러분이 1단계 무역합의 측면에서 미흡한 부분을 무엇인지 들여다본다면, 우리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와 관련한 모든 것을 살펴볼 것임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데이비드 칼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지난 4년 동안 중국으로부터 단 한 대의 여객기 주문을 받지 못했다며 미중 무역관계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타이 대표는 미중 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국면에서 이르면 내주 초 열릴 예정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화상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회담이 도움이 될 것이며, 상호 이해는 양국의 복잡한 관계 개선에 유익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실무진 차원의 협상과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미중 무역 관련 논의를 촉진하는 데 양국 정상의 관여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타이 대표는 미 정부가 미국 경제가 받고 있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경감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국 상품에 대한 관세 완화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USTR은 '무역법 301조'를 중국과 좀 더 효율적으로 경쟁하기 위해 유리한 위치를 찾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여기고 있다"고 답해 대중 고율 관세 폐지를 현재로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무역법 301조는 트럼프 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고율관세 등 보복조치를 위한 무기로 썼던 조항이다.
중국은 주요 계기 때마다 미국 측에 대중 고율관세를 폐지하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으나, 미국은 중국과의 1단계 무역 합의 이후에도 연간 2천500억 달러(약 294조원)에 달하는 중국 제품에 기존 25% 관세를 계속 부과해왔다. 중국도 미국 제품에 맞불 관세를 그대로 유지해왔다.
미국과 중국은 올해 초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중 견제 행보를 취하며 통상뿐 아니라 정치, 군사적 측면을 포함해 전방위적인 갈등을 빚고 있다. 양국의 갈등은 최근 대만 문제를 계기로 더욱 첨예화하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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