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최대파벌 수장 된 아베의 첫 일성 "개헌 논의 선두에"

입력 2021-11-11 16:28  

자민당 최대파벌 수장 된 아베의 첫 일성 "개헌 논의 선두에"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자민당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이끄는 아베파가 생겼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공식 명칭은 세이와정책연구회)는 11일 총회에서 아베를 회장으로 추대했다. 이에 따라 호소다파는 아베파로 불리게 됐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직전 회장은 전날 중의원 의장을 맡아 파벌에서 빠졌다.
아베파는 자민당 내 주요 7개 파벌 중 가장 많은 87명의 중·참의원 의원을 거느리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당 부총재의 아소파(49명),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당 간사장이 이끄는 다케시타파(46명),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기시다파(41명) 등 2~4위 파벌에 견줘 월등히 앞선 세력을 자랑하고 있다. 다케시타파에선 다케시타 와타루(竹下亘) 회장이 지난 9월 사망해 회장대행인 모테기 간사장이 영수로 취임할 예정이다.



파벌 정치가 정국을 좌우하는 일본 정치 환경에서 최대 파벌 수장이 된 아베의 정치적 영향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베는 2012년 9월 당 총재로 취임하면서 호소다파의 전신이던 마치무라(町村)파에서 이탈했다.
작년 9월 총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무파벌 신분을 유지했지만 호소다파의 사실상 좌장으로 행세하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와 기시다를 차례로 총리에 앉힌 2차례의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킹 메이커' 역할을 맡았다.



이날 공식적으로 9년여 만에 최대 파벌로 복귀하면서 영수 자리까지 꿰찬 아베는 인사말에서 헌법 개정을 화두로 던졌다.
그는 "다음 세대에 자랑스러운 일본을 계승하기 위해 여러분과 함께 힘을 다해 나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히 뒤 "개헌은 자민당 출범 이후의 당시(黨是)다. 우리가 논의의 선두에 서자"고 호소했다.
아베는 7년 8개월에 걸친 2차 집권기에 개헌을 적극 추진했지만 야권이 개헌 논의에 응하지 않아 결실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중의원 총선을 거치면서 개헌안 발의권을 쥔 국회(중·참의원)가 개헌 우호 세력 중심으로 구성돼 개헌 기운이 점점 고조하고 있다.
다만 아베를 비롯한 자민당 우파 세력이 자위대 명기를 통해 육해공군 등의 전력을 갖지 않는다고 규정한 기존 헌법 조항(제9조 1,2항)을 훼손하려는 것에는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는 진영에서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아 아베가 원하는 방향으로 개헌이 추진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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