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지 이야기' 돌풍 日 승려작가 세토우치 99세로 별세

입력 2021-11-11 18:32   수정 2021-11-12 16:14

'겐지 이야기' 돌풍 日 승려작가 세토우치 99세로 별세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에서 '소설 쓰는 비구니'로 유명한 세토우치 자쿠초(???寂?) 스님이 9일 심부전으로 교토(京都)시내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교도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향년 99세.
고인은 도쿄여자대학 재학 시절 결혼한 남편과의 사이에 딸을 둔 처지로 불륜을 저질러 혼인 생활을 정리한 과거가 있다.
이혼을 계기로 소설을 쓰기 시작해 1957년 첫 작품인 '여대생 곡애령'(女子大生·曲愛玲)으로 일본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신초(新潮) 동인잡지상을 받았다.
1958년 포르노 소설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신'(花芯)으로 '자궁작가'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출가를 꿈꾸던 그는 1973년 이와테(岩手)현의 주손지(中尊寺)에서 수계(受戒)해 천태종 비구니가 됐다.



그는 1998년 일본의 대표적 고전문학으로 꼽히는 '겐지이야기'(源氏物語)를 현대어로 풀어 놓은 10권을 완성해 이른바 '겐지' 붐을 일으켰다.
95세이던 2017년 마지막 장편 소설인 '생명'(いのち)을 내놓은 후에도 문예지 2곳을 통해 자신의 문학 세계를 펼쳤다.
말년까지 소설가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도 삶과 기도 등을 주제로 한 강연과 설법을 멈추지 않아 마음의 치유를 갈구하는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집권기인 2015년 일본 사회를 뒤흔들었던 안전보장 관련법 제·개정 반대 집회에 참여하고 반전·반핵을 주장하는 등 사회 활동가로서의 면모도 보였다.
parks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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