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결의 채택, 마오쩌둥·덩샤오핑 반열 올랐단 의미"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에서 역대 세 번째 역사 결의인 '당의 100년 분투 중대 성취와 역사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이하 역사결의)가 채택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 6중 전회를 통해 장기 집권을 위한 정지 작업을 마쳤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역사 결의를 통해 시 주석의 위상이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덩샤오핑(鄧小平·1904∼1997) 등 중국 현대사의 큰 획을 그은 지도자에 견줄 만큼 높아졌다고 전문가들은 견해를 밝혔다.
또 시 주석을 당중앙의 핵심이자 전체 중국공산당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면서 1인 통치 체제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전문가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 = 6중 전회 공보에서 돌출되는 부분은 18차 당대회 이후 시 주석이 이룬 업적을 장황하게 나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시 주석의 당내 지위를 확고하게 명시한 것이다.
시 주석을 당중앙의 핵심이자 전당의 핵심으로 명기한 것은 18차 6중 전회와 같지만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하는 20차 당대회를 1년 앞두고 열린 중앙위 전체회의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특히 시 주석을 핵심으로 집중 통일 영도를 견고하게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시진핑 1인 통치 체제'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마무리됐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0차 당대회 이후 중국공산당은 집단지도체제가 아닌 집중 통일 지도체제로 운용되고 새로운 지도체제는 '핵심'인 시 주석이 통치한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다.
역사 평가와 관련해 눈에 띄는 점은 덩샤오핑에 대한 각박한 평가다. 덩샤오핑의 업적을 장쩌민, 후진타오 전 국가 주석과 비슷한 양으로 기술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이는 일반 상식에서 벗어난 평가다. 중국공산당 내에서 일반적으로 인식돼온 덩샤오핑에 대한 평가와는 결이 다른 것으로 덩샤오핑을 지지하는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평가 절하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역사 결의 채택과 관련해서는 이전에 1, 2차 역사 결의를 했던 마오쩌둥과 덩샤오핑과 동일한 반열에 시 주석이 올라섰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번 6중 전회의 키워드는 '핵심'이다. 시 주석을 당중앙의 핵심으로 두고 이 핵심이 당을 지도하는 집중 통일 영도 체제를 수호해야 한다고 결의한 것이다. 이는 1인 통치 체제의 정당성과 필요성을 분명하게 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동길 중국 베이징대 역사학과 교수 = 이번 6중 전회에서 시진핑 사상이 여러 차례 언급되고, 강조됐다는 것은 시 주석의 1인 지도 체제에 대한 당내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역대 세 번째 역사결의가 채택되면서 시 주석의 위상이 마오쩌둥과 덩샤오핑 수준으로 격상됐다. 이번 역사결의의 의의는 중국이 주요 2개국(G2)을 넘어서 향후 'G1'으로 올라서기 위한 사상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마오쩌둥 시대의 역사결의는 일본과의 8년 전쟁을 종결하고 새로운 중국공산당 집권 시대에 마오쩌둥 사상을 지도 사상으로 편입하는 것이었다. 덩샤오핑의 역사결의는 마오쩌둥의 공과 과를 나누고, 개혁·개방 사상을 추구한다는 선언이었다.
이후 40년 만에 채택된 이번 역사결의는 시진핑 사상을 새로운 사상적 기반으로 확립했다. 과거에 치욕적인 서방의 침략을 당했지만, 이제는 모든 치욕을 씻어내고, 중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이끌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봐야 한다.
시진핑 사상은 과거 지도 사상과 다르게 정치, 사회, 과학, 문화까지 총망라한 사상이다. 이전의 통치 사상보다 그 개념과 범위가 엄청나게 확대됐다.
이러한 역사결의가 채택됐다는 것 자체가 장쩌민과 후진타오 시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1인 체제가 강화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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