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여성 대통령 아로요 정당 전격 합류…15일 대선후보 등록 최종 마감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딸인 사라(43) 다바오 시장이 대선 출마 레이스 쪽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보인다.
12일 일간 필리핀 스타 및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라 시장은 지난 11일 새로운 정당에 합류했으며,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당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여성인 글로리아 아로요 전 필리핀 대통령이 이끄는 라카스-CMD당 소속 마틴 로무알데스 하원 다수당 원내총무는 이날 화상 기자회견에서 "사라 시장이 당에 합류했다"면서 대선에 출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무알데스 원내총무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지, 부통령 선거에 출마할지와 관련한 사라 시장의 결심이 주말에 알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사라 시장이 전날 로무알데스 원내총무 및 당 대표 앞에서 입당 선서를 하는 모습이라며 관련 사진도 실었다.
사라 시장은 지난 2018년 7월 변화를 모토로 지역 정당인 HNP를 창당한 뒤 아버지인 두테르테 대통령을 지지해왔다.
그는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달려왔지만, 정작 본인은 대선 출마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대신 시장직 재도전 의사를 밝혀왔다.
그러나 지난 9일 내년 시장 선거 후보 등록을 철회하면서 대선 출마 관측이 급부상했다.
필리핀은 내년 5월 선거를 통해 정·부통령을 포함해 1만8천명에 달하는 상·하원 의원과 관료들을 대거 선출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선거 입후보 등록을 마쳤다.
그러나 현행 선거법상 이달 15일까지 후보 등록을 철회하고 다른 선출직에 출마할 수 있기 때문에 사라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계속 거론돼왔다.
현지 분석가들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다바오시 시장이었던 두테르테 대통령이 막판에 대선전에 뛰어들었던 것처럼, 딸인 사라 시장도 같은 길을 밟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라카스-CMD 당은 이미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를 내세웠지만, 이들은 막판에 바뀔 것으로 현지에서는 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내년 5월 필리핀 대선은 현재 복싱 영웅인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 배우 출신인 프란시스코 도마고소 마닐라 시장, 두테르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레니 로브레도 부통령, 판필로 락손 상원의원이 후보 등록을 각각 마쳤다.
또 필리핀의 독재자 고(故)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이름을 그대로 물려받은 아들도 대선 후보 등록을 마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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