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인터내셔널, 베트남·싱가포르 등에서 요소수 145만L 추가 확보
신동빈, 일본산 요소 직접 확보하고 다른 국가선 막후 지원 활동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중국발(發) 요소수 품귀 사태로 국내 산업 전반이 위기 상황에 놓인 가운데 주요 기업의 총수들이 직접 '구원투수'로 등판해 눈길을 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LX인터내셔널[001120]은 이날 베트남과 싱가포르 등에서 차량용 요소수 145만L를 추가 확보했다.
앞서 지난 10일 중국에서 요소 1천100t, 베트남 등지에서 요소수 125만L를 확보했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다시 대규모 물량을 구한 것이다.
요소 1천100t은 요소수 330만L를 만들 수 있는 물량으로, LX인터내셔널이 국내로 공수해 오는 요소수를 모두 합하면 600만L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일평균 차량용 요소수 사용량이 60만L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 차량이 열흘간 사용할 수 있는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LX인터내셔널이 추가로 구한 요소수는 내달 중 현지에서 선적돼 내년 1월께 국내에 도착할 예정이다.
먼저 구한 요소수 125만L는 늦어도 다음 달 안으로 반입된다. 중국에서 들여오는 요소는 빠른 선적을 위해 본사와 해외법인이 우리 정부와 공조해 현지 기관을 상대로 노력 중이다.
LX인터내셔널이 이처럼 발 빠르게 나서 국내 상사기업 중 가장 먼저 요소와 요소수를 확보한 데는 구본준 LX홀딩스[383800] 회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수출 제한 조치로 국내에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일어나면서 물류대란 우려가 제기되자 LX인터내셔널 본사가 해외법인과 지사에 '요소수 확보' 긴급 지시를 내렸는데 그 뒤에 구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에 각 법인과 지사 주재원들이 현장에 급파됐고 주말도 반납한 채 매달린 끝에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정밀화학[004000]이 구한 요소 1만9천t중 상당 부분도 신동빈 회장 '네트워크'의 결과물이다.
국내 요소수 시장의 과반을 점하는 롯데정밀화학은 원재료인 요소 재고 부족으로 이달 말께 공장 운영이 중단될 상황에 놓였으나 베트남과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총 1만2천t의 요소를 구하는 데 성공하면서 공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수출 제한 조치가 해제된 중국산 6천500t과 정부를 통해 받은 700t을 합하면 확보한 물량은 총 1만9천t이다.
이는 요소수 약 5천800만L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으로, 국내 전체 차량용 요소수 수요 2~3개월분에 해당해 당분간 국내 요소수 수급 불안을 덜 수 있게 됐다.
롯데정밀화학이 요소를 들여오는 국가를 보면 롯데가 진출했거나 사업적으로 관계가 깊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일본에서 들여오는 1천t은 신 회장이 직접 일본 미쓰이화학을 통해 구한 것이다.
일본산 요소는 다른 나라에서 들여오는 요소에 비해 품질이 훨씬 뛰어나나 가격도 그만큼 비싸 국내에선 2년 넘게 수입하는 업체가 없었다.
이번에 들여오는 일본산 요소는 고품질 제품이어서 일반 제품과 희석해 더 많은 요소수를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처럼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앞장서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그만큼 해외에서 요소·요소수 구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른 나라도 요소나 요소수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라 돈을 더 준다거나 현지 법인이 나선다고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결국은 고위층에서 결정하고 전폭적으로 뒷받침해줘야 계약이 성사된다"고 말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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